탈모약과 여드름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를 통해 속수무책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일 의약품업계에 따르면 해외에 서버를 둔 온라인 사이트에서 탈모약(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과 여드름치료제(이소트레티논) 등의 의약품이 무분별하게 거래되면서 약물 오남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이 같은 의약품을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우선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는 피부질환과 성기능 감퇴, 여유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소트레티논은 기형아 출산과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헌혈 등을 통해 2차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다수의 사이트에선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호객 행위를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 예로 지인을 소개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기를 작성하면 사이트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며, 특정 의약품을 구매했을 때 다른 종류의 의약품을 증정품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박모씨는 “탈모약은 계속해서 복용해야 하는 만큼 금전적 부담이 큰데,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병원보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약을 구입할 수 있다”며 “보통 몇 달치 약을 한꺼번에 주문해서 복용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인도에서 오는 불법 의약품은 함량 자체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식약처가 구제해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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