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경제 및 사회적 요소가 상호보완적(Complementary)이다. 아프리카에 풍부한 것은 우리나라에 결핍하고, 아프리카에 부족한 것은 우리나라가 풍부하다. 따라서, 아프리카와 우리나라가 가까운 파트너가 된다면 ‘공동의 이익 전략(Win-win Strategy)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는 기회의 대륙
아프리카는 커다란 개발 잠재력을 가진 대륙이다. 전 세계 인구의 20%, 세계 지하자원의 16%, 세계 유휴 경작면적의 60%를 가지고 있으면서, 아프리카 GDP는 전 세계 GDP의 3%에 불과하다. 아프리카가 발전하기 시작한 지 수십년이 지났으나,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발전속도가 늦고 지속가능 성장 기반이 부족하다. 대부분 1차산업 위주의 경제로 빈곤층은 두텁고, 산업화는 더디다. 식량안보를 이루지 못해 연간 5400만톤의 곡물을 수입(2023년)한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부족한 외화를 식량 수입에 지출하는 데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은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도 풍부하다. 최근의 환경문제를 고려하여 신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전체 대륙의 3분의 1이 사막이며, 일조량이 풍부해 사하라 사막에 벨기에 면적 정도의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면,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에너지를 공급하고도 남는다는 연구가 있었다. 다만,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기술이 태양광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동부아프리카에 남북으로 길게 펼쳐있는 6400㎞ 이상의 대협곡 (Great Rift Valley)을 따라 풍력과 지열 잠재력도 크다. 수량이 풍부한 나일강, 콩고강, 니제르강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태양광 이상이라고 한다. 단지, 개발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아프리카가 가진 천혜의 관광자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물의 왕국에 자주 나오는 탄자니아의 국립공원인 세렝게티와 올고로옹고로의 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공항, 도로 등 인프라와 호텔 등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개발되면 전 세계 관광객이 넘쳐날 것이다.
우리나라의 對아프리카 파트너십
우리나라가 발전을 시작하던 1960년대 초 경제, 사회 및 정치적 환경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훨씬 열악했다. 국제사회와 여러 국가의 도움이 있었고 정부 재정은 모자랐다. 주된 수출품은 중석 등 소량의 자원이 주를 이뤘다. 산업은 작은 규모의 봉제공업이 주를 이뤘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 모델인 ‘수출주도형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정부 및 민간 부문은 공동 노력을 경주했다. 수출이 늘면서 우리나라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키웠고, 산업은 차츰 고도화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을 병행하게 되면서, 지속가능 발전이 가능했다. 지금은 선진국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최첨단 제품을 쉽게 접한다.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국가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을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유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우리나라의 對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은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다양하게 추진될 수 있다. 정부는 국가 안보, 치안, 공공재 준비를 책임지게 된다. 우리나라 정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전자정부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정부의 역량 강화에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이 현재도 진행 중이며,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부문의 협력은 경제교류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와 교역량은 204.5억 달러로 전체 교역량의 2%에 불과하며,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역량 2820억 달러(2023년)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한국 기업의 對아프리카 직접투자를 늘리면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경제협력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진출 대상국에서 투자활동이 가장 활발한 베트남의 사례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베트남 제1의 외국인직접투자국 위치를 수년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의 산업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온 증거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교류 협력에서 인재 양성 분야는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초중등 교육, 직업교육(TVET), 고등교육 분야 등 교류 협력은, 아프리카 산업화에 기여할 것이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60%가 30세 미만이며, 매년 약 12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낮은 임금 수준에 기술력이 겸비되면, 여러 개발도상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기지는 아프리카로 이전하게 될 것이다. 단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어떻게 향상되는가에 따라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고등교육 분야 협력은 아프리카 과학기술 능력 함양을 위한 전문인력의 교류 확대와 공동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능력은 아프리카의 산업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산업화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기업의 기술혁신(Technology Innovation) 기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기술 수준은 아시아의 신흥 공업국가들과 비교하면 큰 격차가 존재하며, 그 격차는 우리나라와 기술 협력으로 극복 가능할 것이다.
한-아프리카정상회의를 위해 방문하는 여러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은 우리나라 발전상을 돌아보고 다양한 교류협력의 기회를 찾을 것이다. K-농업, K-교육, K-산업, K-기술, K-ICT, K-문화, K-기업가 정신 등 다양한 한국의 브랜드가 소개될 것이다. K-농업은 아프리카의 식량안보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K-교육은 아프리카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K-산업은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이로써, 아프리카와 한국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이 다양한 우리나라의 對아프리카 파트너십은 멀리 함께 가는 기회를 만들 계기가 될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헌법에 있는 ‘홍익인간’의 얼을 아프리카에 심어 새로운 차원의 교류협력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이진상 필자 주요 이력
▷영국 글래스고대 경제학 전공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 박사 ▷전 아프리카학회장 ▷전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 한국뉴욕주립대 교수 ▷현 한국항공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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