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 캐나다에서 산불로 삼림 10만㎢가 불에 탔다. 이는 한반도 면적의 3분의 1이에 해당한다. 미국은 작년에만 폭염으로 640여명이 숨졌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가뭄 뒤 홍수로 이재민 1만명이 나왔다.
전 세계 자연재해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370건이 일어났는데, 2022년에는 387건으로 5%가 늘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2년 전에는 가뭄이 기승을 부리더니 곧이어 작년 3월부터 이상 고온이 나타났고 여름 내내 재난 수준의 폭염을 보였다. 그리고 9월까지 때늦은 고온 현상을 보이다가 11월에는 역대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 작년 11월 겨울인데 서울은 26도에 육박했고 경주는 무려 29도가 넘었다. 8월이 겨울인 남미 주요 도시에서도 30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들어 기상이변을 막을 수 있는 기술, 지구와 사람을 살리는 기후테크가 글로벌하게 주목받고 있다.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을 의미한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mitigation)과 기후 적응(adaptation)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포괄한다. 이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테크는 우리의 환경(E), 사회(S), 경제(G)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분야이다.
기후테크 산업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높은 성장 잠재력: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시급한 해결 과제이며, 이에 대한 투자와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테크 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둘째, 다양한 분야 융합: 기후테크 산업은 에너지, 환경, 교통, 농업,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솔루션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기존 산업에도 혁신을 가져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 기후테크 산업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기후테크 산업에 145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을 10개 육성 ▲ 수출 100조원을 달성 ▲ 신규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5대 금융그룹이 기후테크 산업 분야 채권 발행, 대출, 프로젝트펀드(PF) 등의 방식으로 약 1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 기업의 ESG(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 활동과 연계한 20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같은 원대한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되가는데, 기후테크 정책이 제대로 잘 추진되고 있는지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산업과 인공지능(AI)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직접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는데, 기후테크 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기후테크를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면 대통령도 나서서 적극적인 관심과 육성 의지를 나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테크 정책 잘 추진되고 있나,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보인다. 첫째, 규제 완화 및 행정 절차 간소화: 기후테크 기업들의 사업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둘째, 재정 지원 확대: 기후테크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하고,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인력 양성 및 교육 강화: 기후테크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해외시장 진출 지원: 기후테크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한다.
기후테크 산업은 단순히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을 넘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 즉 '기후테크경제'로 확대·확산되어야 한다. 기후테크는 미래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기후테크경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신문 기자 △대한경영학회 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대한민국ESG메타버스포럼 의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대표이사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캐나다 캘거리대 교환교수 △(사)한국구매조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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