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아난드 IMF 한국 미션팀장은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금융센터 창립 25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특훈 교수가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언제부터 조정해나갈 수 있을지 묻자 "한국은 복원력이 좋은 국가"라면서 "한은은 연준의 결정 등 대외적인 상황보다는 내부 상황, 즉 국내 물가에 집중하면서 통화정책 기조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두 달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한은은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전망(2.4%)대로 흘러가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점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5.25~5.50%)과 역대 최대 금리 격차(2.0%포인트)인데 외국인 자금 유출, 환율 불안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먼저 금리를 낮추긴 힘든 상황이다.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인 물가와 관련해 아난드 팀장은 "한국의 물가는 지정학적 긴장, 식료품 가격 등 상방 리스크로 굴곡 있는 경로를 보일 것"이라면서 "목표 수준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너무 오랫동안 긴축적 기조를 유지하지 않는 균형 있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난드 팀장은 재정정책에 관련해 "여러 선거철에 들어가면 재정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면서 "선거 공약에 새로운 지출에 공약이 나올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재정준칙을 도입하길 권하기도 했다. 그는 "고령화뿐 아니라 기후 관련 비용이 재정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글로벌 경제, 재균형으로서의 경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세계은행(월드뱅크), 일본 정책연구소(PRI), 중국 국가정보센터(SIC) 등 국제기구 및 해외 주요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세계 경제와 아시아 경제 전반 및 중국과 일본의 경제 전망과 주요 리스크에 대해 논의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