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텍스 기조연설을 통해 "(AMD, 엔비디아, 퀄컴 등) 경쟁사가 AI PC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는 동안 인텔은 이미 대규모로 시장에 제품을 공급했다"며 "올 1분기 경쟁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AI PC 프로세서를 공급했다"고 강조했다.
AI PC는 언어·이미지·영상 생성 AI를 자체 성능으로 추론(실행)할 수 있는 PC 또는 노트북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운영체제와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코파일럿 플러스'를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 연말이면 모든 기업용 PC가 컴퓨터 내에서 생성 AI를 추론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포함된 AI PC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겔싱어 CEO는 올 3분기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NPU 등 이종 반도체를 칩렛 구조로 결합한 '루나레이크'를 출시하고 20개 PC 제조사를 통해 80개 이상의 AI PC에 탑재해 소비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개 PC 제조사에는 대만·미국 주요 PC 업체와 함께 삼성전자·LG전자가 포함됐다.
황 CEO는 지난 2일 기조연설을 통해 무어의 법칙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며 엔비디아가 (인텔 등) 경쟁사보다 우월한 기술을 갖췄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황 CEO는 자사 소비자용 그래픽카드(RTX)야 말로 AI PC에 가장 적합한 하드웨어라며 소형언어모델(SLM)을 소비자 PC·노트북에서 추론할 수 있도록 압축하는 'RTX AI 툴킷'과 소비자 게임 경험을 AI로 분석하는 'G-어시스트'를 공개했다. 또, 최신 3D 게임을 AI를 활용해 한층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DLSS(딥러닝슈퍼샘플링)'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강조했다.
AMD도 AI PC용 프로세서 '스트릭스포인트(라이젠 AI 300)'를 공개하며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리사 수 AMD CEO는 3일 기조연설 자리에서 "스트릭스포인트는 출시 예정인 경쟁사 칩과 비교해도 AI PC용 프로세서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낸다"고 자신했다.
스트릭스 포인트는 루나레이크와 마찬가지로 CPU·GPU·NPU가 하나로 결합된 구조로 만들어졌다. 수 CEO는 마이크로소프트, HP, 레노버, 에이수스 등 주요 PC·노트북 제조사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며 올 연말 인텔로부터 AI PC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AI PC 프로세서 공개로 제조사 신형 PC·노트북이 잇달아 시장에 출시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 하반기 소비자용 D램(DDR5)과 낸드 플래시 수요 증가라는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다운턴(불황) 여파로 인해 인위적인 증산보다는 기존에 생산한 물량의 재고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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