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5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지난 2018년 인도 방문에 대한 국민의힘 측 공세에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부끄럽지 않나"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의 논란에 대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다"며 "하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힌다"고 말했다.
우선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청와대는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전제했다.
또 '6000만원 기내식' 논란에 대해서도 "해외순방 시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된다"며 "제공되는 세트 음식 외에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할 수도, 먹을 수도 없다.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순방에 소요된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인다면 그 연유 역시 소관 부처나 기내식을 제공한 대한항공 측에 물어볼 일"이라면서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고 반격했다.
'셀프 초청' 논란에 대해서도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며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해 군중 앞에서 축사까지 해야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도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가 갈 형편이 안되어 일단 문체부 장관이 방문단을 이끌고 가는 것으로 결정해두었다"며 "인도 측에서 지속적으로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인도 관계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해 등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외교부)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문체부)가 멀쩡하게 있다"며 "이제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라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부끄럽지 않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성의를 다했던 인도 측은 또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끝으로 문 전 대통령은 당시 김 여사의 일정을 자세히 소개하며 글을 마쳤다. 외유 관광이 아닌 외교 행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김 여사는 11월 4일 출국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인도 측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고 스타트업 현장,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디왈리 축제 개막식 참석, 타지마할 방문 등의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 후 8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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