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유럽에서는 연달아 대형 외교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이 만나고, 이틀 뒤에는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가 열려 전쟁, 무역분쟁, 식량안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한 주가 서방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부적인 방법론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G7 정상회담은 13일~15일 이탈리아 파사노에서 개최된다. G7 회원국 정상과 함께 유럽연합(EU), 초청국 인사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지난 3일 G7 정상 공동성명으로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는 등 '시급한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G7 정상회담의 주요 안건은 3000억 달러(약 410조원) 규모의 러시아 국외 동결 자산 활용 여부다. 현재까지 거론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독일 등 EU국가들이 선호하는 방안은 동결된 자산 운용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3일 유럽연합 이사회는 운용수익 30억 유로(약 4조4000억원)를 무기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EU는 이 방식이 동결 자산 자체를 쓰는 게 아니라, 동결 자산의 운용 수익을 사용하는 것인만큼 EU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어 불법적 요소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외에도 G7은 중국산 수출품의 '과잉생산' 문제 등 경제 안보 현안도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G7 정상들이 "해로운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경제 안보와 회복력을 증진하려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CSIS는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반도체, 중요 광물에 대대적으로 관세를 인상한 것을 두고 G7 정상들이 이런 움직임에 얼마나 협조할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G7 회원국 모두 미국만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올릴 수 있느냐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G7 정상회의가 막을 내리는 날, 스위스에서는 바로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가 막을 올린다. 해당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평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으로, 참여국들은 국제법과 UN 헌장에 기초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논의할 플랫폼과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참여할 대화 로드맵 등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매킨리 전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는 6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국제적 의견을 모을 올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로 미국과 서방국의 변함없는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피력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가 회담에 빠졌다는 한계도 엿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회의가 사실상 자국을 위협하는 자리로 규정하면서 우호국들에 회의 참여를 만류시키고 있다. 중국은 외려 브라질과 함께 추후 대안 회담을 제안하는 등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에 대한 이미지를 격하하고 있다.
한편 G7 정상회담에 앞서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8일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중동지역 긴장 완화에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두 정상이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영토 합병 시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 안보, 인도주의적, 경제적 지원 제공을 포함해 지속적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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