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를 이끌기 위해선 전면 휴진이 유일한 투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교수들의 전면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하자 휴진 결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존경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 원장님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병원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전공의가 복귀해야 하는데, 행정처분의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선 이들이 돌아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원장을 향해 "원장님께서 복귀 전공의의 안전을 약속해주는 것만으로 대다수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겠냐"며 "정의로운 길에 앞장서서 당당히 매 맞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통해 면허정지를 비롯한 전공의의 실제적 피해가 임박했음을 확인했다"며 "이에 비대위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행정처분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전체 교수님들께 이를 알리고 두 차례의 설문과 총회를 통해 전체 휴진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전공의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각 병원장에게 사직서를 수리하라고 명령했다.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게 예외 없이 행정처분을 예고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강 위원장은 철회가 아닌 행정처분 '취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각종 명령의 철회는 지난 3개월 동안의 행정명령이 여전히 유효함을 뜻하고 전공의를 범법자로 규정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복귀하는 전공의는 수련을 마치기 전 다시 집단행동에 참여한다면 행정처분 절차가 재개될 처지에 있으며, 사직하는 전공의는 다른 곳에서 의사 길을 걷더라도 정부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면허정지를 받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진료에 차질을 빚지 않게끔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강 위원장은 "전체 휴진 기간 외래 진료실을 닫고 정규 수술 일정을 조정하게 되겠지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 진료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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