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와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인데 이번 심의에서 140원(1.4%)만 인상돼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을 넘게 된다.
소상공인 등 중소기업계는 가뜩이나 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도래할 경우, 경영 부담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전원회의가 오는 11일과 13일 두 차례 열린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수준은 물론 업종별 차등 적용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경영계는 동결이나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맞선다.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은 경영계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았던 인상률은 1.5%(2021년)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등 최저임금 직접 영향권에 있는 중소기업계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경영난에 올해 들어 중소기업들의 파산과 대출 연체율이 늘었는데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635건으로 전년 동기(460건) 대비 38% 늘었다. 파산을 신청한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올해 월별 파산 신청 건수를 보면 1월 151건, 2월 137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3월(151건)과 4월(196건)에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경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기업들의 줄파산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에서도 기업들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6%로 0.2%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계속되는 경영 악화에 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리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최저임금 1만원이 엄청난 부담"이라며 "동결이 어렵다면 업종별 차등 지급을 통해서라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