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의료계, 1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결의…휴진 첫날엔 '총궐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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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입력 2024-06-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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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73.5%가 파업에 찬성

  • 의대교수도 대거 동참할듯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계가 오는 18일 무기한 총파업(집단 휴진)에 돌입한다. 파업 첫날엔 전국 의사와 의과대학생 등이 참여하는 총궐기 대회도 연다.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확대 정책을 백지화하지 않는 한 계속 집단 휴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이같이 선포했다. 이 자리엔 임현택 의협 회장, 김교웅 의협 의장, 김동석 개원의협의회 회장, 방재승 전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의료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임현택 "무책임한 의료농단·교육농단에 맞서 총파업"

임 회장은 이날 "전국 14만 의사 회원과 2만 의대생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농단·교육농단 사태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임 회장은 "우리는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총력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강력하게 밝힌다"며 "그 시작으로 18일 전면 휴진을 통해 전국 14만 의사회원은 물론 의대생·학부모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때문에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행동을 별로 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한국 의료를 이끌고 기여한 우리가 도대체 왜 정부에 의해 공공의 표적이 되고 믿음 대신 지탄을 받는 대상으로 낙인찍혀야 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 2월 2000명 증원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의료계는 급진적인 증원보단 근본적 대책을 세워 의사 수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독립적 기구를 만들자고 했지만 정부는 이런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퇴 전공의에 관한 정부의 행정처분 철회 정책을 두고도 쓴소리가 나왔다. 개원의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며칠 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행정처분 철회를 내세웠는데,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땜질식 대처"라면서 "꽉 막힌 현실 의식이 답답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세계 최고인 의료 시스템을 망치려는 폭주 기관차를 의협 중심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지난 4일 각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 유지 명령·업무 개시 명령을 철회했다.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해 법적 부담 없이 수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의사 73.5% "단체행동 참여"···의대 교수 동참·개원의는 미지수

의협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하면서 집단 휴진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총 유권자 11만1861명 중 63.3%(7만800명)가 투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90.6%(6만4139명)는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냐'는 질문엔 73.5%(5만2015명)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휴진에 들어선다면 2000년 의약분업 사태, 2014년 원격진료 반대, 2020년 의대정원 증원 반대에 이은 네 번째 집단 휴진이다. 이번 집단 휴진에는 의대 교수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의료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미 서울대 의대 교수진은 오는 17일부터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병원 4곳에서 휴진하겠다는 발표했다. 전국의대교수비대위(전의비)도 지난 7일 총회를 열고 "의협·대한의학회·전의교협과 뜻을 함께한다"며 "의협의 집단행동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개원의들이 전면 휴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휴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감당해야 하고 행정처분으로 면허가 정지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때도 개원의 참여율은 10%에 불과했다.
 
"정부 압박감 높일 것" 파업 시작일 20일→18일로 조정

애초 의협의 집단 휴진 개시일은 20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18일로 앞당겼다. 서울대 의대 교수진이 17일부터 전면 휴진에 들어가는 만큼 정부에 대한 압박감을 높이고자 날짜를 조정했다는 게 의협 측 설명이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이번 집단 휴진 목적은 휴진 자체가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며 "서울대 의대가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을) 하고, 의협이 바로 다음 날 전국 의사의 휴진을 단행해 정부에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 휴진은 사실상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각 대학 입시 계획이 공표된 만큼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백지화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최 대변인은 "의협 전면 휴진은 우선 18일로 계획돼 있지만 19~20일부터는 정부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대 의대 교수진은 전면 휴진 사유로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를, 의협은 이를 포함한 의대 증원 정책 백지화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게 예외 없는 행정처분을 예고했던 정부가 다시 한번 입장을 바꿔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취소한다면 총파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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