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이뤄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의 창의·도전·협력을 되새기는 온고지신 자세로 인공지능(AI) 시대를 개척해 나가겠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SK타워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 마일스톤' 수여식에서 "올해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이자 SKT 창사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 정보통신신기술(ICT)산업이 통신과 반도체, AI까지 발전하고 있는데, CDMA 세계 최초 상용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IEEE에서 인정받아서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IEEE는 1884년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 주도로 창설된 전기·전자공학분야 세계 최대 학회다. 1983년부터 인류 사회와 산업 발전에 공헌한 역사적 업적에 시상하는 IEEE 마일스톤(이정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ICT 노벨상'으로 불리는 IEEE 마일스톤은 그간 북미와 유럽, 일본 같은 기술 선진국에서 90% 이상 수상했다.
이날 SKT는 국내 기업 최초로 IEEE 마일스톤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5년 이상 경과한 업적을 심사하는 IEEE 절차를 고려해 SKT가 2016년부터 민관 합작으로 CDMA 성공 사례를 등재하고자 노력해 온 결과다.
SKT는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통화 용량을 아날로그 방식보다 10배 이상 높이며 이동통신 혁신을 이끌었다. 당시 세계 기업들은 시분할 방식인 시분할다중접속(TDMA)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였지만,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CDMA 상용화에 도전했다. 정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내에 도입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SKT(당시 한국이동통신) 산하에 이동통신기술개발사업관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단말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협력, CDMA를 국가표준으로 단일화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단번에 이동통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세계 이동통신 분야 최강자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동통신의 쾌속 성장은 밀접한 산업인 반도체 진화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SKT는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를 향한 열정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을 가속화한다. 이를 위해 회사의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GTAA)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 대표는 "CDMA 상용화 이후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이동통신을 쉽게 누릴 수 있게 됐고, 이후 5세대 이동통신(5G)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면서 "오늘날 AI라는 큰 변화의 중심에서 AI 혁신 기술을 앞세워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국내 기업이 IEEE 마일스톤에 선정되는 데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제2, 제3의 마일스톤 선정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SKT도 대한민국 산업성장과 기술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IEEE 마일스톤 수여를 위해 방한한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은 "CDMA 상용화를 위한 대한민국 민관의 협업 노력과 선견지명이 ICT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을 세계에 제공한 이정표로 인정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IEEE는 독창적이고 세상을 변화시킨 기술 사례이자 시대 혁신자들에게 영감을 준 CDMA 상용화 업적의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날 IEEE 마일스톤 선정 기업에 수여되는 기념현판 제막 행사에는 크레이머 차기 회장과 유 대표를 비롯해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백용순 ETRI 입체통신연구소장, 최원준 삼성전자 부사장(MX사업부 개발실장), 제영호 LG전자 C&M표준연구소 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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