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순방을 앞두고 "에너지·인프라·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 광물과 과학 기술 등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국영 일간지 예게멘 카자흐스탄(카자흐스탄어)과 카자흐스탄스카야 프라브다(러시아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들 매체는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 카자흐스탄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란 제목으로 1면과 2면에 걸쳐 특집 인터뷰를 실었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결과에 대해 "내일 개최되는 정상회담은 양국이 핵심 협력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나아가 핵심 광물, 과학기술, 환경, 농업, 기후 변화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 지향적 분야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국 교역 규모가 6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한 요인에 대해서는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에 비해 500배 이상 증가했고, 이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 됐다"며 "양국 간 협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상호 보완적인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 카라바탄 복합화력, 알마티 순환도로 등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통해 두터운 신뢰 관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분야 협력에 관한 질문에는 "한국 정부는 카자흐스탄의 정책 환경에 맞춰 국가 AI 발전 전략, 빅데이터 수집활용 촉진 방안, 정부 통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 등 ICT 전략 수립을 집중적으로 지원 중"이라면서 "한국의 ICT 분야의 성공 경험과 양국 간의 굳건한 첨단기술 협력이 카자흐스탄의 경제 변혁과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비핵화를 위한 카자흐스탄의 역할에 대해선 "카자흐스탄은 냉전 시기에 수백 번의 핵실험이 이뤄진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독립 후 소련으로부터 받은 다량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한 세계적인 비핵화 모범 국가"라고 평가하고, "한국도 비핵화와 비확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반복된 결정과 국제 사회의 단합된 목소리에도 핵무기와 그 운반 수단을 계속해서 개발하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 개발은 한국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그동안 굳건하게 수호하며 발전시켜 온 국제 비확산 레짐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문화·인적 교류에 대해 "한국 정부는 중앙아시아 최초 한국문화원을 2010년 아스타나에 개원했고, 오는 9월 아스타나에서 개최되는 중앙아시아 최대 만화 축제 '코믹콘'에서 한국홍보관을 운영해 K-팝 공연과 전통공예 체험 행사와 같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또 광주 '아시아문화박물관'은 내년부터 중앙아시아 특별전을 개최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문화유산을 한국 국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와 양국 국민들의 높은 여행 수요를 반영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인천-아스타나 간 직항편이 4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동포를 위한 지원 대책에 대해선 "카자흐스탄에는 중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12만 명의 고려인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언어, 문화, 생활 습관 등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들과 한국 내 고려인 동포 간의 소통을 확대하고, 고려인 차세대 동포들을 한국에 초청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10년 전에 사증 면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양국 간 합법적 노동 이주와 관련한 물음에는 "한국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고용허가제 송출국 신규 지정 협의가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 3국을 순방하는 윤 대통령은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 동안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다. 이 기간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을 협의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박 2일 동안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했고,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