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는 10일(이하 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향후 몇 주 내에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도모스티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이르면 6월 중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북한을 답방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된다. 방북 가시화로 북·러 간 밀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양국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우주기술, 경제, 문화 등 전방위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선 북·러 간 정상회담이 재개되면 무기 거래를 포함해 양국 협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양국 사이에 무역·경제 교류를 유엔 제재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은 북·러 간 불법 무기 거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 주요 7개국(G7) 및 호주, 영국, 한국의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의 고위 대표가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에 따른 제재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유엔 안보리 여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북·러 협력 심화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며 "북한과 러시아가 불법적인 무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립외교원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 이상 군수물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제공했다"며 "이에 대한 대가로 받은 자금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과 첨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 당국자도 10일 간담회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해당 결의안들에 찬성했던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국가들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7일 집권 5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광폭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지난달 15~16일 중국을 국빈방문한 데 이어 벨라루스와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찾았다. 북한 다음 행선지로 알려진 베트남의 경우 2017년 11월 다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7년 만에 방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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