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롬의 하이부동산] DMC 랜드마크·영동대로 지하 5~6회 유찰...서울시 개발사업, 삽 언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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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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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 복합개발 토목공사 현장 사진서울시
영동대로 복합개발 토목공사 현장. [사진=서울시]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고금리로 공사비가 급등하며 서울시가 발주한 대형 개발사업 공사가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서울시는 공사비를 높이거나 인센티브를 주는 등 조건을 완화해 건설업계 참여를 독려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참여 의지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구간 개통과도 연관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사 역시 앞서 다섯 차례 유찰돼 최근 공사비를 올려 여섯번째 입찰 공고를 내기도 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6회차 유찰 우려…업계 "사업성 여전히 낮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축·시스템 공사 공구 분할도 자료서울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축·시스템 공사 공구 분할도 [자료=서울시]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18일까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축·시스템 2공구' 입찰참가자격(PQ) 접수를 받고, 다음 달 2일 참여 희망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연다. 시는 지난달 말 해당 사업 공사비를 3600억원으로 올렸다. 최초 공고 2928억원에서 23%(672억원) 증액됐다. 이 공사는 서울시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입찰공고를 내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참여사를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해 또 한번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가 공사비를 올렸음에도 사업성을 따져봤을 때 수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공공공사 업무 담당자는 "과거에는 10대 건설사 중 두 곳 정도가 참여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내부 판단이 달라진 것으로 안다"며 "공사비를 몇백억원 올려줬는데도 참여하지 않으려는 것은 결국 사업성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해 낙찰자를 결정하고 2028년 완공한다는 목표였지만, 이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설계와 공사에 각각 대략 1~2년, 4~5년씩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23년 시공사가 결정됐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서울시는 GTX-A 전 구간 개통 목표시점인 2028년 하반기까지는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실시설계 기간 내 공사 가능한 내용 등을 입찰공고에 보완하기도 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은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와 대규모 지하도시를 짓는 사업으로, 도로 하부에 GTX A·C노선, 경전철 위례신사선, 지하철 2·9호선 통합역사와 버스·택시 환승 정류장, 공공·상업시설을 갖춘 광역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토목공사 4개 공구와 건축·시스템공사 2개 공구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건축·시스템 공사는 코엑스사거리부터 휘문고교사거리까지 1㎞ 구간 내 대지면적 6만4513㎡, 연면적 21만2074㎡, 지상 1층~지하 5층 규모다. 

공사 규모와 난이도에 비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 2공구 공사는 코엑스사거리와 GBC 종점부를 잇는 436m의 지하공간과 2공구(2928억원)인 GBC 종점부에서 휘문고교 사거리를 연결하는 565m의 지하공간에 운수시설과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다. 코엑스사거리와 GBC 종점부를 잇는 436m 지하공간 1공구 건축·시스템공사는 앞서 현대건설이 공사비 3274억원에 계약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공구 공사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58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현대건설이 수주한 1공구에 비해 2공구는 공사 내용이 더 복잡하고 범위도 넓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1공구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더 높여주고, 적정 공사기간도 반영해줘야 사업에 참여하려는 업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매각 6차례 불발…사업성 개선책에도 외면
상암 DMC 랜드마크 모습 사진서울시
상암 DMC 랜드마크 모습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년 전부터 개발 의지를 보여온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개발 사업도 용지 매각이 번번이 실패하며 사업 향방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6회차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또 유찰됐다. 시는 지난 2004년부터 20년간 여섯 차례 용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된 것이다. 

대상지는 상암동 1645, 1646 필지로 전체 3만7262㎡ 규모다. 공급 예정가는 8365억원이었다. 중심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1000%에 달해 최고 높이 656m, 133층까지 고밀 개발이 가능하다. 지난해 6월 5회차 입찰이 유찰되자 서울시는 올해 1월 사업설명회에서 주거용도 비율을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확대하고, 숙박시설 비율도 20% 이상에서 12% 이상으로 낮추는 등 사업성을 보완한 내용을 발표했다. 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자본금 규모를 총 사업비 10% 이상(3000억원)이 아닌 200억원 이상으로 대폭 줄여줬다.

그럼에도 업계의 외면을 받은 건 건설산업 주요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PF 환경 악화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PF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만큼 건설업계는 대규모 개발사업 참여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서울시는 업계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 공급계획을 새로 마련, 내년에 다시 용지 매각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공사 절반 이상 시공사 못 찾아…업계 "공사비 현실화 촉구"
이밖에 서울시의 남산곤돌라 개발사업도 2차례 유찰 끝에 지난 3월 신동아건설이 단독입찰하며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말 발주한 1조원 규모의 '서울 대심도 빗물터널' 3건도 무더기로 유찰됐다. 앞서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공사도 수차례 유찰이 반복되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진 바 있다. 

이는 서울시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발주한 22개 공공공사(4조5267억원) 중 14건(3조1602억원)이 유찰돼 전체 발주 건의 절반이 넘는 63.6%가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공사를 찾지 못해 집행 시기를 놓친 미발주 총액도 전체 예산(5조9240억원)의 76.9%(4조55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최근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실제 공사비 현실화가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남산 곤돌라 조감도 사진서울시
남산 곤돌라 조감도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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