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세리씨(46)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그의 아버지 박준철씨를 고소했다.
11일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박준철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그가 지난 2016년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한 재단으로, 박세리가 이사장이다.
경찰은 해당 혐의 관련 고소인과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준철씨에 대한 혐의를 인정,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리희망재단 측 변호인은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준철 씨를 고소한 것이며, 박세리 개인이 고소를 한 것이 아니다. 재단 이사회를 통해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의 이같은 고소 배경에는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둘러싼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추진한 A사가 박준철씨를 통해 박세리희망재단에 운영 참여를 제안했고, 이후 박준철씨로부터 도장이 찍힌 사업참가의향서를 받아 관계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박세리희망재단이 이 사업참가의향서에 찍힌 도장이 위조라며 박준철씨를 고소한 것이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의 '황제'로 불린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기록했으며, 1998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맨발의 투혼’을 발휘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리던 박세리의 모습은 IMF 외환위기로 고통 받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를 보고 자란 박인비, 신지애, 최나연 등 소위 '세리 키즈'들이 박세리의 뒤를 이어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국 여자골프를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 2016 리우 올림픽 때는 골프 여자국가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박인비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박준철씨는 박세리에게 처음 골프를 가르쳐 준 스승이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딸을 전설로 만든 아버지로 여겨졌다. 박세리는 아버지의 엄격한 트레이닝을 통해 실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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