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경영난을 겪은 기업수가 10곳 중 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데다가 가파르게 오른 금리 때문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올해는 금리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역시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연간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지난해 전산업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219.5%를 기록하며 전년(443.7%)보다 224.2%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의 기업경영 분석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3만2032곳(제조업 1만2779개·비제조업 1만9253개)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한해 동안 지급한 이자비용 가운데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수익(영업이익)의 비율이다.
강영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들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상승하고 금융비용 부담률도 상승하는데 업황이 악화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낮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IT기기 및 서버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 감소하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5.4%→-15.9%)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감소 전환했다. 아울러 국제원유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석유정제‧코크스(66.9%→-14.1%)도 매출이 감소로 돌아섰다.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29.1%→-12.9%), 도·소매업(13.8%→-4.4%)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감소로 전환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전년(5.3%)보다 떨어져 3.8%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6.3%→3.2%)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석유정제·코크스,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의 적자폭이 크게 축소되며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상승(4.1%→4.4%)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4%→3.6%), 중소기업(4.8%→4.4%)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모두 하락했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105.0%→102.6%)은 소 하락했으며 차입금의존도(28.8%)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 하락에 대해서 강 팀장은 "이익잉여금 증가 등으로 부채증가율이 자본증가율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전망과 관련해선 "석유, 정제, 화학, 1차 금속 이런 업종은 부침이 있을 수도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이나 PF부실 확대 리스크로 작용할 순 있겠지만 금리 부담이 완화되고 반도체 중심 수출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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