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새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0%다. 인하 횟수 예상치는 3회에서 1회로 대폭 줄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긴축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도 연내 1회에 그치거나 아예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금리 차가 역대 최대(2%포인트) 수준이라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의 경우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뛰어넘었다. 최근에도 1370∼1380원대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전날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두름(Festina Lente)' 원칙을 되새길 때라며 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유다.
이 총재는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한·미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 조정, 장기중립금리 상향 추세를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보험성 성격에 그치는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건영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3분기 말부터 경기 하강세가 확인될 경우 9월과 12월, 4분기 중 둔화될 경우 12월을 예상한다"면서 "한국은 미국보다 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인 만큼 연준보다 빠른 인하 가능성은 약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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