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사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경영계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노동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플랫폼종사자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이어갔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인 도급제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3차 회의에서 도급제 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고용부 유권해석이 있었다"며 "처음부터 정부의 유권해석을 요구한 것은 사용자 의원들이다. 유권해석을 발표하니까 신뢰할 수 없다고 다른 유명 로펌 등에 문의하자고 말을 바꾸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하루라도 일을 못하면 먹고살기 어려운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에게 소송을 통해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요하는 건 정부 역할을 스스로 해결해주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 인간다운 삶은 보장하기 위한 기준이다. 근기법상 노동자성에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법이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특고·플랫폼 노동자 지원과 관련된 근거는 최저임금법에 엄연히 존재한다"며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유권해석도 내놓은 만큼 실직적 논의로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은 법정 심의 기간을 고려하면 업종별 차별 적용 논의 같은 사회 갈등 유발 심의는 최소화하고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한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한 심의 진행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영계는 도급제 최저임금을 최임위가 정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도급 형태 근로자의 최저임금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아닌 정부에서 결정권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은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없이 시행령으로 수습근로자 감액 비율을 정한 근거가 되는 5조2항과 구조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류 전무는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논의 대상은 각 케이스별로 법원을 통해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개개인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다"며 "결정한 권한의 주체 여부와 별개로 현실적 문제를 생각해도 최임위에서 해당 안건을 심의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도급 형태 근로자 최저임금만 최임위가 정하는 것은 법 체계상 맞지 않다"면서 "고용부가 보다 신중을 가한다는 측면에서 법제처에 정식으로 법령 해석을 신청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구분)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업종별 구분 적용은 '차별이며 형평에 반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지불 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이 낮은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지불 여력이 충분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최저임금을 지급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같은 것은 같되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므로 차별이 아니며 형평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최저임금 고율 인상을 통한 구조조정은 고용 감소 등 부작용이 크므로 최저임금제를 취약업종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저임금 업종이라는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에도 "대다수 소기업·소상공인에게는 구인난보다는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따른 폐업 고민이 훨씬 더 큰 걱정거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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