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유럽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내놓은 유럽연합(EU)의 폭탄 관세가 오히려 상하이자동차(SAIC)·테슬라 등 BYD의 최대 경쟁업체를 따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이들 업체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은 데다 유럽 수출 수익률도 업계에서 가장 높아 관세 인상을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CNN은 “EU의 추가 관세가 중국 전기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관세율과 각 업체의 수익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BYD는 유럽 시장에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BYD가 적용받은 관세율은 17.4%로 평균을 훨씬 밑돈다. 앞서 EU가 발표한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정책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에 평균 21%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나머지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8.1% 관세율이 적용된다.
중국 자동차산업 컨설팅업체 오토싱의 레이싱 창업자는 “BYD는 낮은 관세율로 기회를 잡았다”면서 “40% 이상의 추가 관세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BYD의 대표모델 돌핀(중국명 하이툰)의 유럽 판매가는 중국의 약 두 배다. 관세(현행)·배송비 등 수출 비용을 전부 제외해도 중국 시장에서보다 이윤이 훨씬 많이 남는다. 미국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유럽 시장 수익률은 중국보다 45% 높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안나 첸 애널리스트는 “(유럽 시장에서) BYD 전기차는 동급 모델 중 최고의 수익성을 내고 있어 EU의 추가 관세에 따른 부담을 대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상하이자동차는 38.1%라는 최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기존 관세 10%에 더해 무려 48.1%의 관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업계 관계자는 “이는 EU가 상하이자동차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라면서 “EU가 중국 기업에 요구한 여러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업체 중에서 유럽 수출량이 가장 많은 상하이자동차에 이번 관세 인상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상하이자동차가 유럽으로 수출한 전기차는 총 24만3000대에 달했다. BYD가 중국 내 최대 경쟁업체를 따돌린 셈이다.
아직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테슬라도 평균치인 21%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추가 관세를 내게 되면 테슬라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레고르 세바스찬 로듐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가장 낮은 추가 관세를 적용받은 BYD가 ‘상대적인 승자’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17%의 관세가 적용되더라도 (BYD의) EU 수출은 여전히 수익을 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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