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9일 국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입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및 운영리스크 경감 이슈, 그리고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횡령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힐 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금리 기조 속 금융권 부실 리스크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19일 은행회관에서 국내 20여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일부 은행장들과 비공식 회동은 있었지만, 올해 첫 이 원장 주재의 회동인 만큼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먼저 은행권은 향후 건전·수익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홍콩 ELS 과징금과 운영리스크 경감 언급이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지주는 국제 기준에 따라 ELS로 발생한 비용을 향후 10년간 운영리스크 산출에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2033년까지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당국은 운영리스크 반영 기간을 3년으로 줄이는 안을 검토 중이었다. 향후 금융당국이 ELS 불완전판매 과징금까지 부과하면 운영리스크가 더 커지며 자본 비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
아울러 다음달 도입되는 '책무구조도'와 맞물려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건 등이 다시금 터지며 내부통제에 대한 질타성 당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700억원 횡령 사고로 금감원 제재를 받은바 있지만, 올해 100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또다시 터지며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다. 일각에선 지난 2022년 11월 마련된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은행권 내부통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에 따른 부실 리스크 관리 논의도 테이블에 올려질 전망이다. 당국은 지난달 PF부실 사업장의 재구조화, 경공매 등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부동산PF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늘어나는 PF 대출 잔액과 연체율 수치에 부실 불씨가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134조3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도 2.42%에서 2.70%로 0.28%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최근 운영리스크에 대한 건의를 진행한 바 있는데, 해당 리스크 경감 이슈에 관심도가 높다"며 "여기에 우리은행 횡령사고가 급작스레 또 터지며, 잠잠했던 내부통제에 대한 당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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