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방, 에너지, 우주 분야 수장들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다.
크렘린궁은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18∼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18일 저녁에 북한에 도착하며, 주요 행사는 19일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18일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한 뒤 저녁에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베트남으로 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북한 체류 시간은 24시간 미만일 수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두 정상은 경제, 에너지, 교통, 농업, 지역 상호관계, 안보 현안,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현안 등 다양한 분야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인도주의적 관계 회복도 논의한다.
또한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 문서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비공식으로 일대일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공식 대화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산책하고 차를 마시며 긴밀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공연, 국빈 연회, 소련군 전사자를 추모하는 해방탑 헌화 등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공항으로 배웅하며 일정이 마무리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개정에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 규모는 9배 증가해 3330만 달러에 이르렀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는 국방, 에너지, 우주 분야 수장들이 동행한다. 러시아가 포탄 등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제공받는 대신 정찰위성을 비롯한 군사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 속에서, 이들 수장들이 방북단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러 당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함께 북한에 방문한다.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도 푸틴 대통령을 수행한다.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과 올레그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도 방북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북한은 포괄적전략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는 등 북·러 관계를 격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러가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 협력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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