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0주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 대중화'에 앞장선다. 지난 2016년 베트남에서 선포한 '소주 세계화'보다 한 단계 더 확장한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날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필두로 세계 주류 시장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을 선포식 장소로 꼽은 이유는 해외 첫 소주 생산 공장이 세워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발판 삼아 세계적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대중화를 위한 초석은 다져졌다고 평가했다. 과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라고 부연해야 했다면, 현재는 대다수 외국인이 소주를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8~10월 해외 16개국 18개 도시에서 현지인 20~59세 9000명을 대상으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 이상(41.1%)이 한국 술로 '소주'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소주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 비중은 동남아시아가 62.7%로 높았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는 "지금까지는 소주를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주류 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100년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전무는 "전 세계인들이 하이트진로 소주를 현지 음식과 곁들여 즐기는 단계까지 왔다"며 "개척자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소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소주 해외 매출액 목표치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제품 강화 △유통 확대 △커뮤니케이션 확장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소주가 낯선 해외 소비자를 고려해 익숙한 과일 맛 소주 제품군을 늘리고, 다양한 도수를 갖출 계획이다.
또한 신규 공략(전략) 국가를 확대해 전 세계 소비자 유입을 이끈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소비자 반응과 성장 가능성을 살펴 신규 공략 국가를 선별하고 있다. 수출국 다변화로 소주 대중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하이트진로 공략 국가는 2017년 기준 미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을 포함한 8개국이었으나 현재는 17개국으로 늘어났다.
황 전무는 "1968년 소주를 처음 수출한 베트남에 해외 첫 생산공장을 짓고 세계 주류 시장으로 더 큰 항해를 시작한다"며 "소주 대중화를 넘어 진로 대중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에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을 짓는다. 공장은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며 이곳에서는 주로 과일 맛 소주를 생산할 계획이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 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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