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악재를 털고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리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연간 실적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2813억원) 대비 2228억원 늘어난 수치다.
개별 금융사로 보면 KB금융이 올 2분기 1조4488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1조4991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리딩금융지주' 타이틀은 무난히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홍콩 ELS 관련 고객 배상액 8620억원을 부채로 반영하며 순익이 전년 대비 30.5% 감소한 1조491억원에 그쳤고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뺏긴 바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각각 1조2973억원, 9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90억원, 329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6252억원의 순익을 낸 우리금융은 2분기엔 8064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의 2분기 실적은 가계·기업대출 증가세가 견인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며 고금리 상황이 유지됐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자 은행은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여신 영업력을 확대해 왔다.
홍콩 H지수가 우상향하면서 충당금도 환입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배상액으로 미리 쌓아둔 충당금 일부가 다시 이익으로 잡히는 만큼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5800선에서 횡보했던 H지수는 2분기 들어 6500선까지 오르면서 은행들의 ELS 배상 부담도 덜게 됐다. 구체적인 환입 규모는 추산 중이지만 은행에 따라 수십억~수백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분기 당기순이익을 반영한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계 순이익은 8조7327억원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였던 작년 상반기(9조1939억원)보다는 5.0% 감소한 수치지만 일회성 비용인 홍콩 ELS 충당부채를 제외할 경우 상반기 순익이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경계하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이자이익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은행 대출은 4~5월에만 29조8000억원 늘어 1분기(28조600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비용 감축 작업이 이뤄지면서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더딘 금리인하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방어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비용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돼 은행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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