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 주제는 크게 ‘바다 시(詩)’와 ‘풍월주인(風月主人)’으로 나뉜다.
‘바다 시(詩)’시리즈는 예수님이 평생 사역하며 서민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랑과 복음을 전달했던 갈릴리 바닷가를 자신의 고향 우도 바닷가와 동기화하여 사랑과 평강을 전달하고자하는 작품들이다. 이 시리즈는 따뜻한 색감으로 충만감을 통해 관객에게 위로를 전달한다.
‘풍월주인(風月主人)’ 시리즈는 바람과 달을 벗 삼아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 욕구, 본향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하며 치유해주는 그림들’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김 작가는 경남 통영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작은 섬 우도에서 자랐다. 경희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직업군인의 길을 걷던 김 작가는 항상 꿈꾸던 전업 작가의 길을 위해 전역을 선택한 후 12년간 그림에만 몰두했다.
그의 작품에는 그가 자랄 때 항상 그의 주변을 지켜주던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대나무, 동백, 소나무, 별, 바다, 물새, 윤슬, 바람, 파도, 해와 달, 가족이다. 그중 가족은 작품 소재의 큰 축을 담당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에게 삶의 전부였던 아내(시인 조예린)의 암 투병이 시작된 2015년부터 투병과 회복 그리고 재발된 후 영원한 이별. 그 이후 그림에만 몰두하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바닷가를 떠나 파주로 작업실과 주거지를 옮기고 현재까지의 9년 동안 제작한 작품 중 21점을 선보인다.
이 기간 완성한 그의 그림에는 두 가지의 감정이 공존한다. 아내와 함께 꿈꿨던 모든 삶이 좌절된 것에 대한 절망감과 절망의 끝에서 발견하게 된 희망이다. 그는 절망의 끝에서 인간 본연의 마음인 엄마 품, 향수, 어릴 적의 기억이라는 희망을 발건한다.
그렇게 작가는 섬에서 일상 적으로 보아오던 소재와 어릴 적 우도에서의 삶을 작품 안으로 가져와 스스로를 치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음의 고향을 잊고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치유와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마주하는 사람들은 ‘따뜻하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림을 준다’, ‘순수하다.’는 평이 많다.
작가는 ‘오랜 군 생활이 그를 자연스럽게 사회로부터 격리했고, 그 결과 작품을 할 때 오롯이 어린 시절 바닷가 마을의 기억과 감성을 표현 할 수 있었다’고 이유를 말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