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의 생성 인공지능(AI) 활용도가 선진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과학기술 활용이 빈번하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다. 선진국과 비교해 개발도상국의 평균 연령이 젊다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생성 AI 활용뿐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 규제 환경, 고숙련 인력 등을 고려한 'AI 준비도 지수'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간한 보고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생성 AI 업무 활용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학생·근로자의 53%가 생성 AI 활용에 관심을 보였다. 반면 선진국은 그 비율이 23%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3월 한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 국가(중국·인도·일본·싱가포르·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총 13개국의 대학생 2903명과 기업 직원 90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가별로는 인도와 중국이 생성 AI에 적극적인 국가로 꼽혔다. 각각 77%, 71%가 생성 AI 활용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동남아 지역은 약 61%가 생성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반면 아·태 지역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대만(46%)과 호주(31%), 일본(26%)은 이를 한참 밑돌았다. 한국도 39%에 머물렀다. 딜로이트는 개도국이 생성 AI 활용에 앞서기 시작하면서 기업에 단순히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가 아니라 근로자 역량 개발의 근원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결과는 개도국 인구가 선진국보다 젊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개도국의 '디지털 네이티브' 비율이 선진국보다 높다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를 뜻한다. 실제 인도 지역 근로자 응답자의 46%가 18~35세에 속했다. 일본은 30%에 불과했다.
세일즈포스가 AI 활용과 디지털 인프라, 규제 환경, 고숙련 인력 등을 종합해 발표한 AI 준비도 지수에선 선진국이 개도국을 앞섰다. 개도국이 생성 AI 활용도가 높을지라도 여전히 기술력은 선진국이 우위라는 의미다. 총 100점 중 싱가포르는 70.1점, 일본과 한국은 각각 59.8, 59.2점을 기록했다. 반면 인도는 49.8점, 동남아 국가는 평균 40.5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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