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달래주던 서민 음식 라면이 K-푸드 수출 선봉장이 됐다.
특히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수출된 농식품 품목에 라면이 오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5월 농식품 수출 누적액(잠정)은 작년 동기보다 7.6% 증가한 39억6000만 달러(약 5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기사 16면>
이 같은 수출 증가세의 배경에는 라면이 자리 잡고 있다. 라면은 올해 5월까지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으로, 누적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6.2% 늘어난 4억8620만 달러다.
지난해 최대 수출 품목은 연초료(담배)였다. 하지만 라면을 찾는 전 세계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1등 수출 품목으로 등극했다. 이제 서민 음식이 아닌 세계인의 소울푸드가 된 모양새다.
앞서 한국 라면 수출액은 지난 4월 1억859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초로 월간 기준 1억 달러를 넘었다. 작년 동월(7395만 달러)보다 46.8%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 보니 올해 라면 수출액이 11억 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라면 수출액이 9억5240만 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으나, 10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
한국 라면이 전 세계인의 식습관이 된 이유는 한류와 '홈쿡' 문화 확산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K-팝과 K-푸드 같은 한류 열풍에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코로나19로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라면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타 국내 라면 3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먼저 농심은 오는 2027년 10월까지 2290억원을 투입해 울산 삼남물류단지에 신규 물류센터를 신설한다. 늘어나는 라면 수출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양식품은 비빔면 생산 라인을 불닭볶음면 생산 라인으로 대체했다. 수출 물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불닭볶음면 생산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베트남 현지 라면 공장에서 할랄 라면 제품을 개발해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으로, 전체 식품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라면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 채널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어 라면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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