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힘은 18일 21대 국회에서 도입이 무산된 '재정 준칙'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건전 재정'을 뒷받침하고 야당의 '현금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차원이다.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획재정부 관계자와 재정·세제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회를 열고 재정 준칙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재정 준칙은 나라 살림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규범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한순간의 빚잔치가 국가 위기로 이어진다"며 "재정 준칙이 없으면 정치권이나 정부는 늘 빚을 통해서 선심성 정책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장인 송언석 의원도 "2017년 기준 총지출이 400조원 수준이었는데 2022년 607조원으로 무려 51% 증가했고, 그 기간 국가채무는 약 400조원 증가해 1000조원 넘는 수준이 됐다"며 "모든 것이 민주당 정권에서 포퓰리즘에 빠져 현금살포식 지원에 몰두하고 '재정중독'에 빠져 경제를 운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또다시 전 국민 25만원 지원 같은 재정중독 증상을 계속 보이고 있다"며 "파탄 위기에 빠진 국가 재정을 회복하고 야당의 재정중독 치료를 위한 재정 준칙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도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비기축 통화국에서는 재정건전성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지난 2022년 국가 부채 레벨이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넘었다"며 "재정 준칙 법제화가 재정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겠지만 재정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틀"이라며 법제화 논의를 주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상속세·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감세 기조에 제동을 걸었다. 역대급 세수 결손과 관련한 청문회도 추진할 방침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우리 세수 결손 규모가 56조원에 달했다"며 "현 상태로도 세수 결손이 심각하고 재정 상태가 엉망인데 여기에 또 감세를 꺼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데 또 세금을 깎아주자는 것은 스스로 세수 기반을 허물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 재정상태에 대한 세수결손 청문회, 재정파탄 청문회부터 추진하겠다"면서 증인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 재정 운영 당국자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을 거론했다.
또한 진 의장은 "지금 정말 급한 건 민생지원금으로 내수를 살릴 조그만 마중물이라도 붓는 일이고 부채로 허덕이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며 "13조원 정도의 재정이 들어가지만 80~90%까지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부세에 대해선 "정부가 7월 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 대응하겠다. 방향은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정부가 꺼낸 감세를 논의하기에 앞서 먼저 세수 확보 대책을 정부가 먼저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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