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고위급 인사 교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창싱 중국 장쑤성 당서기가 19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과 맞물려 한국과 중국이 외교·군사·경제 전 분야를 아우르는 만남을 이어갔다.
장쑤성은 중국 지방 정부 중 지역내총생산(GRDP) 2위에 해당하는 곳으로, 한국의 최대 교역·투자 지역이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액은 100조원에 육박해 전체 한·중 교역의 23%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중 투자가 장쑤성에 집중된 만큼 신 서기는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교역·투자 활성화 △현지 진출 기업 지원 △한·중 공급망 안정화 등 경제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외에도 신 서기는 우리 측 고위 인사 면담과 지자체 관련 일정 등도 예정돼 있어 숨 가쁜 이틀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에는 한·중 외교부와 국방부가 서울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열었다. 양측은 4시간에 걸친 회의와 2시간여 만찬을 이어가며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우리 측은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및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북한행이 결행된 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북·러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조성이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만큼,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또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이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측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지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앞으로도 외교안보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으며, '1.5트랙 대화', '외교 차관 전략대화' 등 다양한 교류·실질 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할 방침이다.
한편,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점에 중국이 한국과의 접촉에 나선 것을 두고 중국이 북·러 밀착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다롄(大連) 방문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과 산책하며 친교를 쌓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발자국 동판'도 최근 제거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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