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TV도 삼성 넘보는 中…사면초가 빠진 韓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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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4-06-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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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LCD 패권을 기반으로 TV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과 초대형 사이즈 중심으로 공격적 프로모션을 개시하고 있다"며 "중국 TV 업체들도 초대형 사이즈 물량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TV까지 승승장구하면서 매출 기준으로도 한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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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CL·하이센스 80형 이상 TV 급성장

  • 저가 공세에 초대형까지…매출 점유도 상승

  • 점유율 뺏긴 삼성·LG, 중국산 패널 의존 리스크도

2024년형 Neo QLED 8K TV 사진삼성전자
2024년형 Neo QLED 8K TV. [사진=삼성전자]
중국이 LCD 패권을 기반으로 TV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 중 하나인 '초대형' 시장도 한국을 추월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80형 이상 TV 출하량은 135만67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2년 전(56만8300대)과 비교하면 138.7% 급증했다.

초대형 TV 시장의 성장은 중국 기업들이 이끌었다. TCL의 경우 1분기 기준으로 2022년 80형 이상 TV 출하량이 3만3000대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0만대를 돌파하며 LG전자를 제쳤다. 올해는 24만5600대를 기록하며 1위 삼성전자(29만1900대)를 위협하고 있다. 하이센스도 올 1분기 21만56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9.1% 성장했다.

TV 시장의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제조사들의 초대형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4월 LCD TV 패널 출하량도 50인치 이하는 15.5% 감소한 반면 85인치 이상은 10.9% 증가하는 등 TV의 초대형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저가 TV 공세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데 이어 초대형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과 초대형 사이즈 중심으로 공격적 프로모션을 개시하고 있다"며 "중국 TV 업체들도 초대형 사이즈 물량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 DB]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TV까지 승승장구하면서 매출 기준으로도 한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TCL의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9.8%에서 11.6%로 1.8%포인트(p) 상승했다. 하이센스도 같은 기간 1.5%p 상승한 10.7%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31.9%에서 29.3%, LG전자는 17%에서 16.6%로 각각 2.6%p, 0.4%p 하락했다.

중국에 점유율을 잃고 있는 국내 TV업체는 향후 공급망 위기까지 우려되고 있다. TV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인 디스플레이를 앞으로 전량 중국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국내 LCD TV 생산라인을 '셧다운'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공장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인수전에는 BOE,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업체들이 참전해 최근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라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잃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향후 가격 협상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세트업체와 한국 업체들에게 각각 다른 가격에 공급해도 알 길이 없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다른 방안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세트업체들이 불리한 위치에 선 것은 맞지만, 중국 패널업체 간 경쟁도 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을 쉽게 하진 못할 것"이라며 "또 삼성이라는 시장 1위 거래선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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