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폭염 경보가 울리고 전 지구 이상고온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냉방가전·음료 등 여름철 소비가 늘 것으로 기대되는 소비재 종목 수익률은 아직 부진하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옴니시스템 등 전력설비 종목 주가는 연초 대비 두세 배씩 올랐다. 에너지 분야에선 LS에코에너지·SK가스 등 사기업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고, 한국전력·한전KPS·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연일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냉방 에너지 수요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올라가 기온 상승과 폭염, 열대야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6월 '이른 열대야'가 3년째 찾아왔다.
식음료 업종에선 롯데웰푸드, 빙그레, 흥국에프엔비 등 빙과류 제품을 보유한 업체 주가가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K-푸드' 확산에서 수출 확대를 통한 성장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다. 같은 식음료 종목이어도 국내 주류 사업 비중이 큰 롯데칠성·하이트진로 주가는 연초 대비 마이너스 상태다.
냉방 가전 수요가 커진다면 가정용·사무용 에어컨이나 소형 냉방기, 공조 설비 제품을 갖고 있는 종목도 수혜를 볼 것 같지만 아직 그렇지 않다. 냉방가전 관련주 파세코, 신일전자, 에쎈테크, 에스씨디, 위닉스 등 주가는 연초보다 오히려 떨어져 있다.
전 세계 기후 변화 영향으로 올해 더 뜨거운 여름과 열대야가 예고됐고, 이러한 추세가 지속·심화할 전망이다. 학자와 연구기관의 경고대로 온난화가 빙하를 녹여 해수면을 높이고 다시 기온 상승을 가속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3년 지구 해수면은 평균 0.76㎝ 높아졌고, 지난 30여년 간 위성 관측한 상승 속도가 유지되면 2050년까지 20㎝가 추가 상승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록적 폭염 속에 냉방 수요 증가가 관측돼 유틸리티(에너지·전력)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여름철 고온이 작년처럼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정유 수요 증가를 야기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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