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과열론과 맞딱뜨린 최근 연이틀 하락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두 반도체 기업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국내 증시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는 하반기 엔비디아 강세 중심의 소수 종목 주도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관련주 투자로 추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높은 이익률과 이후 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정 이후 하반기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 엔비디아처럼 높은 이익률과 이익률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엔비디아는 최선호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한국예탁결제원의 엔비디아 보관금액도 연초 대비 3배 넘게 늘어 6월 20일 기준 135억3975만 달러가 됐다. 올해 1월 1일 기준 예탁원 보관금액 1·2위였던 테슬라와 애플은 이후 보관 금액이 줄면서 2·3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투자자도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M7' 종목별 수익률을 보면 엔비디아 주가는 33.3%로 유일한 두 자릿수 증가를 나타냈다. 비교적 높은 애플이 8.7%, 메타는 5.8%, 마이크로소프트는 4.5%, 아마존은 3.3%, 알파벳은 1.8%, 테슬라는 1.6%에 그쳤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전략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 랠리는 실적 전망치로 보면 납득 가는 수준"이라며 "현재 AI 주도권은 거대언어모델(LLM) 성능과 GPU가 쥐고 있고, 하반기 AI가 소비자에게 주는 경험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기 시작하지만 소수 기업 집중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시장이 전반적 강세 양상이었다면 2분기는 일부 대형주가 시장을 이끄는 종목 장세 형태가 미국과 한국에서 동일하게 보인다"며 "엔비디아 이익률은 60%를 넘어선 수준인데, 이러한 시총 대형주 중 이익률이 높고 개선도 확인된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하락하며 2800선에서 후퇴한 코스피에 대해 "전일 미국 증시 조정으로 엔비디아와 애플 등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하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면서 "연이은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버블 우려가 대두됐지만,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는 이슈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1개월(5월 22일~6월 21일)동안 엔비디아를 9억54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업·소비자용 AI 서비스 등 신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MS·아마존·메타·테슬라 등을 도합 5억1706만 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상반기 통산 순매수 상위주에 M7으로 묶인 대형 기술주가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투자자가 6월 들어서 순매수를 이어간 종목은 엔비디아뿐이다. 엔비디아 외 여섯 종목의 순매도 총액보다 엔비디아 한 종목이 끌어들인 순매수 총액 규모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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