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년간 9번이나 집권여당의 리더가 바뀌었다"며 "그 배경이나 과정이 무리하다고 의문을 갖고 비판하시는 국민들이 많았다"고 짚었다.
이어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인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럴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들이 반복됐다.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실망하셨다"며 "지금 우리가 눈치 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다. 의석 수가 부족한 당이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관계를 대다수 국민들과 지지자들, 당원들이 정말 바라고 있다"며 "제가 그 역할을 하겠다.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며 "중요한 사안마다 그 절대적 기준을 당과 정 모두가 공유하면서 협력하겠다. 그것이 우리가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채상병 특검법을 국민의힘이 먼저 발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적인 의구심을 가진 사안인데, 그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우리 국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그전에 MB 특검 등을 보면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지명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 같은 특수한 경우에선 이런 방법도 검토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달지 않는 내용의 특검을 제안한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이 이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을 발의하겠다"며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무조건 특검을 하겠다면 그 일각의 속내가 진실규명이 아니라 정략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전 위원장은 반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이미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명품백 수수 의혹)은 사실관계가 대부분 드러나서 법리 판단만 남았다"며 법원과 검찰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이 지적한 '원외 당대표 한계론'에 대해선 "탓 하는 건 아니다"고 전제하며 "나 의원께서도 원외에서 당대표로 두 번 출마하지 않으셨느냐. 원내에서 당대표 하신 경우가 아닌 경우에도 좋은 성과가 있었지 않나"라고 답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지금 원내에 계신 108명의 의원들은 저와 함께 (총선을) 열심히 한 분들"이라며 "저와 함께 국회 가신 분들이다. 저랑 충분히 호흡 맞출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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