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한다. 기존 방식보다 개선된 분기배당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다. 최근 지방금융지주에서 벗어난 DGB금융을 포함해 JB와 BNK금융 모두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2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다음 달 이사회를 열고, 분기배당 정례화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 1분기 지방금융지주로서 처음 분기배당을 실시했지만, 앞으로도 분기배당을 지속할지 정례화 여부를 정하겠다는 의미다. 이후 JB금융은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분기배당은 말 그대로 분기마다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연 최대 4번까지 가능하다. JB금융은 지난 2022년 처음 중간배당을 도입했는데, 약 2년 만에 보다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중간배당은 1년에 1번만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분기마다 배당금을 받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어 통상 분기배당이 더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으로 여겨진다.
BNK금융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iM뱅크(옛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지방금융지주에서 벗어난 DGB금융 역시 분기배당 도입을 논의 중이다.
이렇듯 지방 금융지주가 분기배당을 검토하는 배경엔 금융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있다. 당국은 올해 초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고, 국내 상장기업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며 밸류업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지주들이 당국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JB와 BNK 그리고 DGB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올해 3개 지주사의 순이익은 고금리로 사상 최대 수익을 냈던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JB와 BNK금융은 각각 올해 순이익 6477억원, 825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7.3%, 21.5% 늘어난 수준이다. DGB금융은 올해 4470억원(8.4%)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분기배당을 실시해 온 주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역시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후 또 다른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 중이다. 가장 먼저 KB금융은 국내 최초로 지난달 2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올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우리금융도 이날 올해 3분기 중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시했다. 향후 공개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금융사마다 설정한 목표와 수립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밸류업 방안 마련에 대한 예고 공시를 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정책을 발표한 만큼 기업들도 속속 동참하는 모습”이라며 “금융지주들도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맞춰 이르면 올해 안에 모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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