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선 올 하반기가 상속세,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금융투자소득세 등 상법 개정을 할 수 있는 '골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6일 경제 3단체(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 참석해 "하반기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할 최적 시기"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부와 소통해 2025년 세제 정책에 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기업 지배구조의 모순이 지목되고 있다"며 "국제 기준 대비 과한 상속세 등 기업 규제가 지배구조와 맞물려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억누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속세는 과표 기준이 오래됐고, 상당한 국민이 상속세가 주가에 영향을 준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합당한 기업의 승계와 매력적인 주가를 위해서는 상속세는 왜곡된 제도라는 의견이 세미나에서 모아졌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당국 내에서 세법과 관련해 논의하고 정부와 논의를 할 때도 해당 문제에 대해 피력하겠다"면서 "22대 국회와 논의한 뒤 올 연말까지 정리해 2025년 세제 정책에 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와 관련해선 재차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회사를 위한 것이 주주를 위한 것이고 주지의 이익이 극대화하면 회사의 이익도 극대화된다"면서 "자본거래, 손익거래 등 아주 예외적인 우려와 관련해서는 해소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공론의 장은 전제가 있어야 하는 자리다. 최소한의 노력이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재계도 마찬가지고 국정 운영 파트너인 당국 입장에서 보면 경제단체의 의견도 들어볼 것"이라고 대화를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행동주의 펀드를 이끄는 강성부 KCGI 대표 역시 이 원장과 뜻을 함께했다. 강 대표는 "상속세는 인하하고 배당소득세는 분리과세해야 한다"면서 "부자감세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힘든 일반 주주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거버넌스 구조 개선을 위해 강 대표는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자사주 의무 소각, 상속 증여세 절반 인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반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세법은 꼭 개정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부가와 시가 평가 중 더 높은 숫자에 상속세를 매겨야 한다"면서 "PBR이 1배 미만인 회사가 65%나 되며 PBR 0.1배인 회사도 많아 상속세를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상속세를 자본이득세(27.5%)로 전환하면 대주주 입장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되면 상속세도 기업 가치는 시가로 평가받아 차익 거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은 계속되는데 과표 기준은 30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면서 "대주주들 때문이 아니라 일반 주주들, 개인투자자, 국민연금을 위해서라도 상속세는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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