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에도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경기도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 사고수습 대책을 강조했다. (2024년 6월 25일 자 아주경제 보도)
도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진정성에 있어서 김 지사는 좀 다르다. 몸소 앞장서 사고 수습에 나서는 것은 물론 전담반이 미처 생각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특히 가족처럼 가까운 분이 희생됐다는 생각으로 자기 일처럼 임해 달라는 김 지사의 호소는 울림을 준다. 과거 자식을 잃은 '상명지통(喪明之痛)' 슬픔을 담고 있는 김 지사의 마음이 소환된 탓도 있다.
거기에 평소 김 지사의 '평등애(平等愛) 철학까지 더해져 공감받고 있다. 이번 희생자들은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이주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나이도 30~40로 알려졌다. 먼 타국땅에서 자신의 국가와 가족을 위해 힘든 일을 하다 희생된 것이다.
그러면서 책임에 대해서도 통감하고 있다. 과거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시 정치 지도자들이 보인 행태와는 사뭇 다른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진정성은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있는 그대로 사실과 정보, 경기도 대응 상황을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도록 지시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화재사고 이후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상기시키는 김 지사의 지시도 화제다. “어떤 이유로 한국에 왔는지, 심지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불법 체류자라도 경기도에서 일하다 희생되신 분들이니까 따지지 말고 가시는 길 잘 모시기를 바란다”고 해서다.
세밀한 중 장기 대책도 내놨다. 이주노동자들 주거 문제, 의료 문제, 교육 문제, 안전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다문화 가정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한 김 지사 특유의 예지력이라 해서 피해자 해당국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 지사가 화성 공장화재 사고 수습과 관련해 주한 중국 대사, 주한 라오스 대사 등과 통화해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희생 노동자 가족이 한국에 오길 희망하는 경우 항공료와 체재비, 통역사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와중(渦中)에도 국제적 우호 관계까지 배려한 김 지사의 폭넓은 정치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김 지사는 사고 3일 차인 26일에도 절치부심(切齒腐心)이다.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된 데에 대한 자책과 반성이 앞서서다.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혹시 사고 수습에 놓친 것이 없나 머리를 맞대고 있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김 지사의 다짐이 절대 신뢰로 다가오며 애도와 혼돈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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