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이의 다이렉트] 비봉산 아래 푸른 청풍호반…온세상 민물고기 한자리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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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충북)=김다이 기자
입력 2024-07-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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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제천·단양 여름 여행지

  • 국내 최대 호수 '청풍호' 경치 보고 측백나무숲 거닐며 자연의 향 만끽

  • 사람 손짓 반응하는 '플라워혼' 등 희귀한 민물고기 보는 재미에 홀딱

  • 온달관광지 동굴에서 더위 식히고 전망대 올라 남한강 풍광도 한눈에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풍광 사진김다이 기자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풍광. [사진=김다이 기자]

청풍호(충북 제천)  중앙에 자리한 해발 531m 명산, 비봉산 꼭대기에 서면 깊고 푸른 청풍호가 눈에 가득 담긴다. 호수로 둘러싸인 비봉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자니 망망대해에 홀로 솟은 외딴섬에 있는 기분이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고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를 오른다. 점차 가팔라지는 케이블카는 산꼭대기로 향한다. 케이블카는 사방이 뻥 뚫려 있어 아찔한 기분이 든다. 손에 땀이 쥐어진다. 5000원을 더 내면 바닥까지 뻥 뚫린 크리스털 캐빈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푸른 숲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도착한다.
 
넓은 나무 데크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호수와 산의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순간을 담고 있다.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은 무더운 날씨도 잊은 채 이곳에 행복한 기운을 남겨두고 떠난다.
 
청풍호반케이블카가 비봉산 꼭대기에 올라오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청풍호반케이블카가 비봉산 꼭대기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비봉산 꼭대기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모습 사진김다이 기자
비봉산 꼭대기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청풍호는 1985년에 준공된 충주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르는 청풍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호수로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청풍나루에 가면 충주나루와 장화나루를 다니는 대형 유람선과 옥순봉과 구담봉의 멋들어진 석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왕복 쾌속선을 탈 수 있다. 시원한 호수를 가르며 달리는 청풍호유람선은 청풍랜드 선착장을 출발해 수경분수, 케이블카, 청풍문화재단지, 폭포바위, 삼형제바위, 월악산까지 제천 지역 주요 관광지를 쾌적하고 빠르게 구경할 수 있다.
 
제천 수산슬로시티 측백숲으로에서는 다양한 측백나무를 체험할 수 있다사진김다이 기자
제천 수산슬로시티 '측백숲으로'에서는 다양한 측백나무를 마주할 수 있다.[사진=김다이 기자]
 
◆ 피톤치드 가득 측백나무오일에 온몸이 가볍다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 출렁다리에서 차로 8분 거리에 측백나무 가득한 숲이 있다. 60~100년 이상 된 측백나무들이 빼곡하게 채워진 제천 측백나무숲. 예부터 신선의 나무라고 불리는 측백나무는 나무 자체에서 은은한 자연의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긴 세월을 이긴, 나이 지긋한 측백나무 4500여 그루가 이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신성한 측백나무숲을 거닐 수 있는 곳은 오직 제천 측백나무숲뿐이다.
 
지혈, 항바이러스, 폐결핵, 고혈압 등 여러 병에 좋다고 알려져 약재로도 사용되는 측백나무오일을 활용해 뻐근한 목덜미와 허리에 뿌려보고, 측백오일족욕체험도 해본다. 40~45도로 온도를 맞춘 물을 족욕 수조에 받아 오일을 한 방울 뿌린다. 따뜻한 물에 발을 풍덩 담가 이리저리 비비다 보면 무좀균이 제거되고 숨어 있던 티눈 씨앗이 올라와 사라진단다. 발을 담그고 따뜻한 측백차를 한잔 곁들이면 온몸에 시원한 기운이 퍼진다. 목과 허리에는 측백나무 스프레이를 잔뜩 뿌린 덕분에 몸이 개운하고 가뿐하다.
 
사진김다이 기자
측백나무오일을 푼 물에 20분간 족욕을 하면 발의 피로가 싹 달아난다. [사진=김다이 기자]

20분간 족욕을 마치고 나오니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 있던 발이 날아갈 듯 가볍다. 이곳 ‘측백숲으로’에서는 족욕 외에도 비누 만들기, 측백 스프레이와 향수 만들기, 측백반려식물 만들기, 전통활쏘기체험 등 각양각색 체험행사도 즐길 수 있다.
 
측백나무숲을 만날 수 있는 제천 수산면과 박달재는 2012년 10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의 공식 인증을 받아 느림의 가치를 실천하는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슬로시티는 자연과 함께 천천히 살아가는 삶을 지향한다. 삶의 방식도, 먹는 것도 모두 전통을 고수하며 사는 이곳 지역 주민들은 고유의 자원을 보존하고 가꾸는 슬로시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배론성지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배론성지. [사진=김다이 기자]
 
1855년 세워진 한국 최초 서양식 신학교가 있는 곳. 배론성지에 도착하니 30도를 넘나드는 더운 햇살 아래에서 단풍나무가 풍성하고 붉은 단풍잎을 흔든다. 성지 순례객이 주 방문객이었던 배론성지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름다운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성지 순례객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배론성지에서는 성 요셉 신학당과 순교자 황사영 알렉시오가 흰 비단 위에 편지를 쓰면서 지낸 ‘황사영 백서 토굴’을 만날 수 있다. 고요한 성당 건물 사이에 잔잔하게 물을 머금은 연못이 보인다. ‘마음을 비우는 연못’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못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깊이 평화가 번진다.
 
단양 다누리아쿠리아리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단양 다누리아쿠리아리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세상 희귀한 민물고기가 모두 모인 곳
 
고래와 펭귄, 상어는 없지만 난생처음 보는 희귀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곳. 2012년 설립된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장 ‘다누리아쿠아리움’에는 230종 2만3000여 마리의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바다생물은 익숙하지만 민물고기는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학창 시절 교정 연못에서 잉어가 헤엄치는 모습만 생생하다.

아쿠아리움에 들어서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민물고기 3종이 관람객을 맞아준다. 수심 8m인 메인 수조에는 민물고기 18종 40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수조 안은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깊다. 물속에는 자주 접했던 민물고기도 있지만 처음 보는 희귀하고 커다란 종들까지 다양한 민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8m 메인수조에 각양각색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8m 메인 수조에서 각양각색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머리에 큰 혹이 달린 알록달록한 물고기 ‘플라워혼’은 수조 밖에서 손짓하면 사람 손을 보고 따라온다. 그래서일까 시클리드 개량 품종인 이 물고기는 마치 강아지가 주인을 따라오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워터도그’라는 별명이 생겼다.
 
블라인드 케이프 피시는 200만~500만년 전 멕시코 동굴에 갇혀 살아 눈이 퇴화한 물고기다. 눈의 흔적은 있지만 눈이 없어 기이한 형태를 띤다. 남한강의 귀족이라고 불리는 황쏘가리부터 아마존강에 사는 거대 물고기 피라루크, 중국 메콩강에서 볼 수 있는 민물고기 종류까지 희귀한 국내외 민물고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모습을 지닌 플라워혼 사진김다이 기자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모습을 지닌 플라워혼. [사진=김다이 기자]

물고기 수조와 함께 단양팔경 풍경까지 만날 수 있어서 아쿠아리움 한 곳을 돌았을 뿐인데 단양의 많은 것들을 품고 가는 느낌이다. 해저터널을 지나 거대한 메인 수조 아래에 서 본다. 크고 웅장한 수조는 위에서 보이지 않았던 더 많은 생명체가 헤엄치며 관람객과 인사한다.
 
민물고기 감상이 끝났다면 야외 전시관으로 가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귀여운 수달 두 마리가 관람객들을 맞아준다. 유유히 물속을 헤엄치는 민물고기와 세상 물정 모르고 곯아떨어진 수달의 태평한 모습까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온달관광지 드라마세트장  사진김다이 기자
온달관광지 드라마세트장 [사진=김다이 기자]
 
◆드라마촬영지 구경하고 동굴에서 더위 식혀볼까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접해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들어본 온달장군 이야기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평강공주를 만난 온달이 장군이 되기까지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온달전시관’부터 드라마세트장, 동굴까지 온달관광지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드라마세트장에는 사극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운이 좋게 촬영 전에 각종 소품으로 연출된 세트장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장터를 복원해 놓은 듯 각종 먹거리와 도자기, 옷감, 장신구들이 빼곡히 쌓여 있어 마치 그 시대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달동굴 내부  사진김다이 기자
무더운 여름 온달동굴에서 더위를 식히며 동굴 내부를 구경 중인 관람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드라마 세트장을 지나면 천연기념물 제261호 ‘온달동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고 동굴 안으로 들어서니 선선한 공기가 온몸에 감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흘린 땀들이 동굴에 들어서자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다.

어두운 동굴 안은 조명이 잘 설치돼 있어 수억 년을 살아낸 기이한 바위 모습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총 길이 700m인 수평동굴로 지질연대는 4억~5억년 전이다. 동굴은 1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만천하스카이웨이에는 3개의 유리전망대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만천하스카이웨이에는 유리전망대 3곳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인증사진은 필수” 남한강 내려다보며 아찔한 체험
 
숲으로 둘러싸인 잔도를 걷다 보면 둥글게 솟아 있는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둥글게 난 길을 돌아돌아 올라가다 보면 시원한 강바람이 온몸을 스쳐 간다. 숨이 조금씩 차오를 때쯤 전망대 꼭대기에 다다른다.
 
남한강 수면 위에 90m 높이로 우뚝 솟은 전망대. 그 끝에는 유리로 바닥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 전망대 세 개가 사람들을 맞아준다. 길이 15m 폭 2m인 유리 위를 걷다 보면 남한강 풍광이 더 멀리 내려다보인다. 이곳에 왔다면 인증사진 남기기는 필수다. 관람객들은 아찔한 높이에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해 유리 전망대로 향한다.
 
만천하스카이웨이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만천하스카이웨이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만천하스카이웨이와 남한강의 모습 사진지엔씨이십일
만천하스카이웨이와 남한강 [사진=지엔씨이십일]

보는 것만으로는 아쉽다면 알파인코스터와 집라인을 경험해 보자. 알파인코스터는 출발 후 정상까지 자동으로 올라가는 상행부와 탑승객이 속도를 조절하며 내려갈 수 있는 하행부로 나뉜다. 여유롭게 풍광을 담으며 올라가고 싶다면 상행부 구간을, 최대 시속 40㎞에 이르는 속도감을 느끼며 하강하고 싶다면 하행부 구간을 이용하면 된다. 
 
알파인코스터 이상으로 스릴을 원한다면 집라인을 추천한다. 집라인은 산 위에서 떨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만천하스카이웨이를 바라보며 떨어지는 집라인은 짜릿하게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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