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7일 2025년도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이 약 2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것에 "과학기술혁신본부 편성 시점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며 "작년보다 조금 큰 수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져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주요 R&D 예산 21조9000억원 대비 13.2% 늘어나는 것으로, 내년도 정부 총 예산 증가율이 4% 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이 정말 없는데도 최선을 다해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올해 R&D예산은 2023년도 대비 11.3%가 삭감됐기에 2023년 수준을 회복한 데 그쳤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주요 R&D와 일반 R&D예산을 합치면 총예산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증액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초 대통령 이니셔티브로 발표된 3대 게임체인저 분야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또한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우주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전(SMR),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대해선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예산을 편성했다.
박 수석은 "정부는 그간 진행해 온 ‘R&D 다운 R&D’로의 지원방식 개편을 통해 정부 R&D 예산이 적시에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기술패권경쟁이 나날이 심화되고, 과학기술이 산업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R&D 예산의 대폭 증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현장의 '비자발적 실직'이 증가하는 등 과학기술계가 쑥대밭이 됐다는 지적에는 "올해 예산이 삭감돼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연구 현장에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비자발적 실직은, 연구비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본인의 어떤 경력 경로상 불가피하게 이공계 전문 진로에서는 포스트닥(박사 후 과정) 등 조금 불안정한 신분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며 "내년도에 R&D 예산이 다시 대폭 증액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상당 부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R&D 예산 관련 보고를 받고 "우리 정부의 예산 대폭 증액에 대한 진심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라"고 참모진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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