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유럽과 중앙아시아로 가는 수출 화물을 대륙철도로 연계 수송하는 '국제복합운송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코레일은 한문희 사장이 지난 25일 오후 베이징에서 유진방 중국국가철로그룹유한공사(CR) 회장과 '철도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CR은 중국 철도의 운영·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유라시아 횡단 철도의 중국 노선(TCR) 운영을 맡고 있다. 고속철도 4만5000㎞를 포함해 CR의 철도 영업 거리는 15만9000㎞에 달하며 하루 동안 여객열차는 9000회, 화물열차는 2만회 이상을 운행한다. 수송 능력은 일평균 승객 1000만명 이상, 화물은 1000만톤(t) 이상이다.
두 기관은 양국 철도 발전을 위해 한국에서 중국을 거쳐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가는 철도 운송노선의 경쟁력 향상과 물동량 증대를 위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공동연구와 인적·기술 교류를 시행하고, 제3국 등 해외시장 개발도 공동으로 추진한다.
특히 코레일은 CR과 함께 장쑤성 연운항에서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앙아시아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블록 트레인 방식의 수송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은 지난 26일 연운항 철도수송 물류기지에서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 기념행사를 열어 한국기업의 수출품을 싣고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55칸짜리 블록 트레인 컨테이너 열차를 환송했다.
중앙아시아로 수출하는 화물을 실은 40ft 컨테이너가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을 출발해 부산항과 중국 연운항을 거쳐 TCR(동부에서 중앙아시아·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국제철도)를 타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는 것으로, 향후 24일간 7000㎞를 이동하게 된다.
수출 화물은 26일에 연운항을 출발, 대륙철도를 따라 카자흐스탄을 지나 다음 달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도착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국내 철도와 대륙철도 구간에서 각각 복합운송 전용 정기 화물열차의 운행을 추진하고, 국제복합운송의 구체적 업무절차도 표준화할 계획이다.
정기 화물열차가 운행되면 한국 기업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안정적으로 수출 루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기준에 따라 코레일에 제출하는 표준운송장 하나로 국내 출발지부터 해외의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열차 배정 지연이나 국경역 통관심사 지연으로 발생하는 화물 적체 현상도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철도 분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코레일은 앞으로 국제복합운송이 정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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