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대국' 중국이 전략 자원인 희토류의 통제를 한층 더 강화하는 내용의 '희토류 관리 조례'를 공포해 오는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공급망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9일 '희토류 관리 조례(이하 조례)'를 공포하는 국무원 명령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례는 "희토류 자원은 국가 소유로,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희토류 자원을 점유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 희토류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공업정보화부와 자연자원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희토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해서 현(縣, 중국 지방 단위)급 이상 지방 정부가 해당 지역의 희토류 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례는 국가가 희토류 산업 발전을 위한 통일된 계획을 수립하고 신기술과 새 공정, 신제품, 신소재, 새 장비의 연구 개발과 적용을 장려하고 지원한다고 규정했다. 이밖에 관련 부처는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에 대한 총량 조절도 시행해 희토류 채굴, 제련·분리, 수출입 등 활동을 감독·검사하고 법에 따라 위반 사항을 적시에 처리하도록 했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터빈, 첨단 무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여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희토류 생산량은 24만톤(t)으로 전 세계의 70%를 차지했다. 희토류 매장량도 4400만t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생산 수출 통제, 기업 통폐합, 가공 기술 수출 금지 등을 통해 희토류 통제를 강화하면서 전략 자원의 무기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반도체와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 두 가지 희소 금속의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12월에는 희토류 가공 기술을 '중국 수출 금지 기술 목록'에 포함시킨 게 대표적이다.
중국의 희토류 위협에 대응해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도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저마다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자국 내 희토류 정제 공장을 재가동하고 가공 기술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베트남, 호주 등 세계 주요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중국 내 산화프라세오디뮴, 산화네오디뮴 등 주요 희토류 가격이 폭락하며 중국희토·북방희토 등 중국 희토류 기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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