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그룹이 공식 출범한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 총수 형제의 독립 경영이 본격화한다. 그룹의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은 조현준 회장이, 소재부문은 조현상 부회장이 가져가면서 두 형제의 그룹 경영도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 회장은 장기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사업 부활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으며, 조현상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이라는 부담을 짊어진 상황에서 ‘뉴 효성’의 미래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불황 늪 빠진 석유화학 부활 시급...조현준, 가스사업부 매각 승부수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그룹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부문을 담당한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2023년 18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3485.8%에 달한다. 약 9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베트남 법인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그룹 전체의 재무악화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효성화학의 자본잠식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조현준 회장은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매각 규모는 1조5000억원이며, 여기에 더해 베트남 법인의 지분 일부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효성화학의 재무구조가 안정화되면 전압기, 수소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으로 전해진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멤피스와 창원의 초고압변압기 고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40%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액화수소플랜트 건설 등 그룹 내 수소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효성티앤씨는 인도와 튀르키예 공장의 기저귀용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내년 2월까지 1만1000t(톤) 늘리기로 했다. 동시에 1조원을 투입해 바이오 원료 소재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HS효성의 미래는 신사업에...조현상, 포트폴리오 확대 총력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에서 글로벌 정상급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효성첨단소재를 제외하고는 지주사 내에 주력이라 불릴 사업이 없는 만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신사업 발굴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향후 항공우주, 친환경 소재, 이차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HIS는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한 데이터 솔루션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솔루션 사업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두 형제가 독립경영에 돌입했음에도 계열사 간 동반성장 효과는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전한 계열 분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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