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당 업체가 다음달 1일부터 기업 간 거래(B2B) 설탕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설탕을 주로 사용하는 과자·아이스크림·빵 가격 변동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이달 1일부터 B2B 설탕 제품 가격을 약 4% 인하한다.
대상 제품은 대형 식품 제조사 등과 거래하는 B2B 물량으로, 하얀 설탕과 갈색 설탕 등이 포함된다. 소비자 판매용(B2C) 제품은 인하 품목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한제당 역시 이달부터 B2B 제품 가격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폭은 미정이나 앞선 두 업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설탕 제품 가격 인하는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 인하에 따른 조치다. 원당 가격은 지난 2022년 6월 파운드당 18.8센트(약 260원)에서 지난해 11월 27.9센트(약 390원)까지 오른 뒤 점차 떨어지면서 지난달 19일 다시 18.9센트(262원)가 됐다.
이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대한제당 공장을 방문해 제당 업계에 "원당 국제 가격 하락분이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압력이 설탕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3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에 대해 설탕 가격을 과도하게 올렸는지 조사에 나선 바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설탕 가격 인하가 먹거리 물가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37개 생활필수품목 중 설탕 가격 상승률이 18.7%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은 12.5%, 케첩은 9.7% 등 평균 상승률(5.5%)을 웃돌았다.
다만 이번 B2B 설탕 가격 인하가 곧바로 과자나 아이스크림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사용하는 B2B 설탕에 가격 인하가 적용된 만큼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빵이나 과자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설탕 외에도 물류비나 유가 등도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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