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는 '1강(한동훈)-2중(나경원·원희룡)-1약(윤상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후보가 당대표 적합도에서 다른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줄지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캠프 내에서는 당대표 경선 방식이 '당원투표 80%·국민 여론조사 20%' 반영으로 확정된 만큼, 민심의 우위를 점한 현 상황이 고무적이라는 분위기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진 않지만 갈수록 우리 당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열세 상황에서 '친윤(친윤석열)' 후보로 분류되는 원 후보는 양강 구도 전환을 위해 나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나 후보의 거부 의사가 워낙 강한 탓에 단일화 논의 자체가 무산될 위기다. 나 후보는 29일과 30일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거듭 연대설을 부인했고, 원 후보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당권주자들이 한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띄워 협공을 가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 전 장관은 29일 한 후보를 향해 "인간관계를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당원들을 배신하고, 당정 관계를 충돌하면서 어떤 신뢰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도 같은 날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도 앞서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동훈 캠프의 정광재 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모든 당권주자들이 배신 운운하며 인신공격성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아무리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고 역공했다.
또한 한 후보는 범야권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당정은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정했고, 나머지 세 후보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한 후보가 '국민 여론'을 이유로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각에선 '당정 관계 재정립'이 가능한 유일한 후보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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