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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의 M&A] 21세기 세계 금융의 숨은 지배자 … 블랙록 슈퍼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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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입력 2024-07-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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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세계를 지배하는 투자금융 슈퍼 카르텔

전 세계의 투자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금융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 금융에 대한 지배자의 역사를 살펴보면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15세기부터 16세기까지는 신성로마제국의 푸거 가문, 17세기와 18세기에는 유럽의 동인도 및 서인도 회사, 19세기에는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과 동양의 사순 가문, 20세기에는 미국의 JP모건, 록펠러, 골드만 삭스 등이 세계 금융을 지배했다면 21세기 세계 금융의 지배자는 은행이 아닌 초국적 자산운용사로 성장한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Super Cartel of BlackLock)이다.

이제 세계 금융의 지배자는 로스차일드도 아니고, JP모건 체이스도 아니고, 골드만 삭스도 아니다. 바로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BlackRock, State Street, Vanguard 등)이다.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가드 등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내면에는 상호출자(Cross Ownership) 형태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21세기 세계 금융을 지배하는 강력한 슈퍼 카르텔이 만들어진 것은 2008년에 발생한 파생금융상품의 위기와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발생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달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가 유동성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면서부터다. 세계 각국의 무차별적 자금 살포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자금의 왜곡 현상 및 경제 왜곡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 왜곡 현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불랙록을 중심으로 한 슈퍼 카르텔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달러를 무차별적으로 발행하며 이자율과 통화량을 관리하고,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거대 다국적 기업의 지배구조를 장악하는 것은 물론 알라딘 플랫폼(Aladdin Platform)을 이용하여 주식 가격 및 지배구조 그리고 ETF 및 암호화폐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 정부는 전쟁과 경기 그리고 첨단기술에 대한 정책을 조절하며 달러를 살포한다. 미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의 핵심 관리자는 미국 정부, Fed 그리고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이다. 이것이 21세기 슈퍼 카르텔의 실체이며, 권력과 금융 지배에 내재되어 있는 가장 위험한 부정부패의 연결고리인 것이다.

이제 세계의 투자금융 및 자본시장은 초국적 사모펀드가 지배하게 되었다. 공모펀드가 아니라 사모펀드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은 민간의 금융조직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엄청난 규모의 불법적 지하경제와 사적 자금이 활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초국적 사모펀드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자금의 실체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비밀자금이 많다는 뜻이다. 물론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는 뜻이다.

현대자본주의에서는 왜 출처와 실체를 알 수 없는 자금이 많아진 것일까? 그것은 정부의 시장 개입이 강해지면서부터다. 권력에 의한 부정부패와 타락한 자금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본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공직사회는 부패하거나 타락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강제력과 집행력을 가지고 있는 관료들이 고기 맛을 보았으니 부정부패가 판치고 탐욕이 들끓는 시대가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관료들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에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니 부패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사모펀드의 특징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실패하면 붕괴되기 때문에 사모펀드를 설계할 때 100% 승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세상에 100% 승률은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승률을 조작해야 하는 것이고, 승률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필요한 것이며, 이것이 권력이 부패하는 이유이다.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사회는 반드시 권력이 부패되어 있다고 추론해도 무방하다.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고, 오로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세상에는 부정부패로 형성된 검은돈이 매우 많다. 검은돈과 탐욕의 노예로 전락한 권력만 있으면 고수익과 예정된 수익을 실현시키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부정부패와 탐욕의 늪에 빠져 있는 사회에서는 사모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이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실현한다. 사모펀드가 판치는 세상은 검은돈이 풍부하고, 관료들은 부정부패와 탐욕의 하수인이 되었다고 보아도 된다.

21세기 기업 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첨단기술이 아니라 거대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이다. 첨단기술은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것이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는 기업은 거대 규모로 형성되어 있는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동력은 투자로 모아진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을 만들고, 주식의 상장 및 M&A를 통해 퍼즐을 맞추면 되기 때문이다.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사모펀드로 조성된 엄청난 투자금융자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유니콘(Unicorn), 데카콘(Decacorn), 헥토콘(Hectorcorn) 등으로 성장한 기업들을 만들어 냈으며, 최대주주가 되어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었다. 또한 이 카르텔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S&P 500의 약 80%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블랙록을 중심으로 한 슈퍼 카르텔은 무기 제조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자이며 석유, 가스 등 에너지 매장량의 최대 보유자이며, 세계 최대의 상장지수펀드(ETF) 제공 업체이며, 암호화폐시장의 명실상부한 지배자들이다. 2017년 기준으로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북미와 유럽의 상위 300대 기업 대부분의 대주주이며, 전 세계 1만7309개 기업과 은행의 공동 소유주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미국 정부의 자금 살포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초국적 자산운용사들이며, 운용 자산 규모가 공식적인 것만 따져도 22조 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블랙록은 애플 13%, 마이크로소프트  8%; 아마존 9%, 페이스북 16%, 엑손모빌 8%, 존슨&존슨 14%, 버크셔 해서웨이 6%; JP모건 체이스 21%, 알파벳 8%, 제너럴 일렉트릭 21% 등 2600개 다국적 기업의 주식을 최소 5% 이상 소유하고 있다. 뱅가드 또한 18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의 주식을 5% 이상 소유하고 있다.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가드 등 블랙록의 초국적 슈퍼 카르텔은 전 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발행한 주식의 15% 정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의결권 및 압력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다. ETF, 암호화폐 그리고 자금 출처를 은닉할 수 있는 조세피난처까지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호황 및 주식시장 호황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기업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아니고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인 것이다.

블랙록은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림자 은행(Shadow Bank)이다. 운영하는 자산 대부분을 사모펀드로 조성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블랙록은 미국의 제4의 정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블랙록은 정부 관료를 임명하는 회전문을 만들어 정부와 블랙록에서 근무하는 기이한 인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슈퍼 카르텔을 구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독점금지법을 비롯한 어떠한 법에도 규제가 미약하다. 더 나아가 블랙록은 미국 정부 및 연방은행과 거대한 카르텔 관계를 형성하여 선택된 금융기관 및 기업에 공공자금을 제공하는 거대한 민관 협력 카르텔을 조직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 교류와 정부 자금의 제공을 통해 정부 및 정치 권력과 유착된 부패 카르텔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1세기부터 국제금융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조직에 의해 남의 돈으로 남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2008년에 발생한 파생금융상품의 위기와 2020년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자금 살포와 돈세탁, 인터넷과 첨단금융기술(Aladdin), 금융 및 투자 전문가, 인공지능 그리고 부패한 정치인과 정부 권력의 결합에 있다. 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명분으로 미국과 세계 각국 정부가 살포한 정책자금에 의해 리바이어던(Leviathan)이 만들어진 것이다.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레버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운영 규모는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이제 세계의 투자금융시장은 블랙록이 설치한 거미줄에 포위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괴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향방은 미국 정부나 연방은행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되지만 블랙록의 슈퍼 카르텔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 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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