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막을 '책무구조도' 해설서 공개···하반기엔 시범운영 돌입

금융당국, 개정 지배구조법 관련 해설서 공개

책무 개념·배분·범위·이행·제재 등의 내용 담아

책무 겹치지 않게 배분···변경 시 당국에 보고

하반기 시범운영기간 도입···당국 컨설팅 제공

[사진= 아주경제DB]

금융권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책무구조가 내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제도 안착을 위해 개념이나 책무 배분, 범위 등을 설명하는 해설서를 공개했다. 아울러 하반기 중 시범운영기간을 도입해 금융사들이 책무구조도를 좀 더 빨리 마련할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3일부터 책무구조도 도입 등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해설서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강영수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그간 금융권과 지속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설명회 등을 통해 해설서를 금융권과 공유하고, 책무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서에는 책무구조도상 책무의 개념·배분·범위·이행·제재, 내부통제위원회 운영에 관한 금융권 질의사항 등에 대한 답변 내용이 담겼다. 먼저 금융위는 책무에 대해 '금융관계법령 등에 따라 금융사 또는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내부통제, 위험관리의 집행·운영에 대한 책임'이라고 규정했다. 업무 수행 중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집행·운영해야 하는 책임이라는 점에서 업무와 구분된다.

금융사 임직원과 책무에 사실상 영향력을 미치는 다른 회사 임원에게 이런 책무를 배분할 수 있고, 책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원에게는 효과적인 내부통제 작동을 위해 책무가 배분돼야 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예컨대 상위·하위 임원 간 책무를 일치하지 않게 하고, 사실상 영향력이 큰 다른 회사의 임원에게도 책무를 배분해야 하는 식이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책무의 누락·중복·편중이 없도록 책무를 배분해 책무구조도를 마련해야 한다.

책무를 배분 받은 임원은 관련 조치 등에 대한 내용과 결과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해야 하며, 대표이사 등은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서 관리 조치의 내용과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또 대표이사는 △책무를 배분받는 임원의 변경 △책무구조도에서 정하는 임원 직책의 변경 △임원 책무의 변경 또는 추가 등의 경우 책무구조도를 변경(이사회 의결 필요)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만약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총괄 관리 의무를 위반하거나, 책무를 배분받은 임원이 내부통제 등 관리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 조치가 가해진다.

특히 올해 하반기 책무구조도 도입을 독려하기 위해 시범운영기간이 도입된다. 책무구조도는 오는 3일부터 시행되지만 1단계 적용 대상인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제출 기한이 내년 1월 2일인 만큼, 책무구조도를 제출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도입·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범운영기간을 도입하고,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 과장은 "시범운영기간 중 제대로 된 책무구조도를 설립할 수 있도록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제재는 면제해주고 인센티브를 주려고 한다"며 "시범운영기간은 책무구조도를 바르게 만들 수 있는 기간이다. 빨리 (책무구조도를 제출해) 당국의 컨설팅을 받고 고칠 수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CEO 제재의 가늠좌 역할을 할 '상당한 주의'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운영지침'도 금융권과 협의해 조만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