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의 협의 진료가 빛을 발했다.
신속하고 긴밀한 협진으로 원인도 모른 채 10년 동안 네 번의 뇌경색을 앓아야 했던 60대 여성의 건강을 되찾아줬기 때문이다.
2일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홍모(62·여) 씨는 최근 잠을 자던 중 극심한 두통 증세가 나타나 다음 날 지역의 한 병원을 찾아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했고, 검사 결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홍 씨는 MRI 상 뇌경색 상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의정부을지대병원으로 즉시 전원 조치됐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이동환 교수도 MRI 결과를 토대로 홍 씨의 병명을 급성 뇌경색으로 확진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진료 과정에서 홍 씨가 이번 뇌경색까지 모두 네 번의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홍 씨가 지난 2014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과 8월 그리고 이번까지 10년 사이 네 번, 1년 사이에만 세 번이나 뇌경색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뇌경색은 대부분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면 재발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홍 씨는 10년 사이 네 번의 뇌경색이 재발했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드문 경우다"고 전했다.
이어 "뇌는 심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를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위해 심장내과에 협진을 요청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교수의 판단은 신속했고, 즉시 협진이 이뤄졌다.
심장내과 문인태 교수는 통상 실시하는 심장초음파와 함께 경식도 초음파 검사도 동시에 했다.
경식도 초음파는 입으로 초음파 기계를 삽입해 심장과 가장 가까운 식도 위치에서 심장을 정확하고 선명하게 관찰하는 특수검사다.
문 교수는 "심장 정밀 검사 요청이 있었고, 환자의 심장 부위를 경식도 초음파로 유심히 살펴본 결과 뇌와 직접 이어진 좌심방으로 들어가는 혈액에 이상 흐름이 감지됐고, 폐정맥 이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문 교수는 폐혈관의 정확한 이상 상태를 찾고자 흉부 CT(전산화단층촬영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폐 동정맥 기형'이란 희귀질환까지 발견했다.
폐 동정맥 기형은 폐의 동맥과 정맥 사이의 비정상적인 연결을 말하는데, 객혈이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계 증상이 생기기도 하지만 혈전이 직접 뇌혈관으로 들어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홍 씨는 그동안 폐 동정맥 기형으로 인해 혈전이 정맥에서 뇌동맥으로 들어가면서 뇌경색이 자주 발생했던 것이다.
홍 씨는 10년 만에 자주 발생하던 뇌경색의 원인을 찾게 됐다.
원인을 찾은 이상 치료를 늦출 필요가 없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영상의학과는 홍 씨에게 '폐 동정맥 기형 색전술'을 시행해 뇌로 직접 들어가는 혈류를 차단하면서 뇌경색 발병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거했다.
이 교수는 "심장내과에서 경식도 초음파와 흉부 CT 등 적절한 검사를 신속히 진행해 '폐 동정맥 기형' 진단이 가능했고, 영상의학과의 신속하고 정확한 색전술로 환자가 건강을 되찾았다"며 "오랫동안 환자를 괴롭혔던 뇌경색의 원인을 찾아주게 돼 의사로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문 교수도 "심뇌혈관 질환자의 경우 관계 진료과의 협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와 심장내과는 긴밀한 협진 체계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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