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목표' 접근하는 물가…금리인하 요구 쇄도, 골머리 앓는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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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장선아 기자
입력 2024-07-03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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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고환율과 국제 유가, 기상 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후 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평균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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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소비자물가 2.4%…11개월來 최저치

  • 한은 목표물가 근접, 금리인하 압력 커질듯

  • 환율·성장률·가계부채 등 과제 산적한 한은

  • 전문가 "환율 안정되면 8월 인하 여건 만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20240523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2024.05.23[사진=사진공동취재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를 거듭한 끝에 2.4%까지 내려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 조건으로 내세운 '2.3%'에 근접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고금리에 지친 서민 가계와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을 달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리와 얽힌 변수가 많아 한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한 바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고환율과 국제 유가, 기상 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후 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평균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가 다소 빠르게 안정되면서 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가 매우 침체된 상태"라며 "7~8월에도 물가 둔화세가 이어지고 환율 안정이 확인되면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한은에 대한 팔 비틀기에 나선 상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공개적으로 선제적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총재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리기 전에 살펴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위협하는 상황이라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건 위험도가 높다. 한·미 금리 차가 역대 최대(2%포인트)라 여기서 더 벌어지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예상 밖으로 높은 성장률도 걸림돌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3% 깜짝 성장한 데 이어 2분기 GDP 지표도 전망치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6월 무역수지는 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9월(84억2000만 달러)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활황에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확대를 부채질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창립 74주년 기념식에서 로마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가 말한 '천천히 서둘러라'를 거론하며 "섣부른 통화 완화로 인플레이션이 재차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하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클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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