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5t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를 감추기 위해 거짓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앞서 ‘다탄두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미사일이 폭발해 파편으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미사일총국이 전날 4.5t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험발사는 모의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최대사거리 500㎞와 최소사거리 90㎞에 대해 비행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사거리 500㎞는 한반도용”이라며 “4.5t의 탄두무게는 대도시 폭파용으로서 폭발력이 전략미사일급”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시험발사 보도에서 초대형 탄두로 보도하며 핵 표현을 의도적으로 뺐다”며 “우리 군의 ‘현무-4’급 고위력탄에 대응하는 무기로 보이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으며, 모두 단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1형(KN-23)으로 추정했다. 합참은 600여㎞를 비행한 1발은 청진 앞바다에 정상적으로 낙탄했지만 120여㎞를 비행한 1발은 내륙에 떨어져 실패한 발사로 평가했다.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주장도 거짓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공개 보도에 대해 기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어제(1일) 비정상 비행한 두 번째 미사일은 민가가 없는 야지에 낙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발사를 내륙에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그것을 성공했다고 하는 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허위 가능성이 큰 주장을 펴는 것은 최근 이어진 군사 활동 실패로 체면이 구겨진 상황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가 실패했다. 또 지난달 26일에 쏜 미사일은 공중 폭발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감시장비를 동원해 미사일 폭발 장면을 포착했다.
한편, 우리 군은 이날 군사분계선(MDL) 이남 5㎞ 이내 사격장에서 포병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6년 만이다. 육군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전방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포병 사격을 진행했다. 경기도에서 K9 자주포 90여발, 강원도에서 K-105A1 차륜형 자주포 40여발 등 총 140발가량이 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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