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당장의 내수 부진을 만회할 정책이 보이지 않고 로드맵의 각론도 부족해 추진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체감 경기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정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자본·토지·노동 활용도 극대화…'자본시장 밸류업' 핵심
정부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를 열고 역동경제 로드맵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역동경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핵심 정책 어젠다다. 국민 삶의 질 개선과 경제 지속 가능성 강화를 골자로 서민·중산층 시대를 구현하겠다는 국정 기조의 실행 계획서 격이다. 혁신 생태계 강화와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 이동성 개선 등을 담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생산요소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자본·토지·노동 등 생산요소의 기여도를 높이지 못하면 잠재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 소멸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토 재창조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종합적인 국토이용제도 개편 안을 마련해 지방 투자 확대를 노린다. 아울러 생산연령 인구 감소 해소를 위해 국가인재양성기본법을 제정하고 첨단인재 양성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체감경기 회복이 변수…여소야대 국면도 걸림돌
역동경제 로드맵은 중장기 구조 개혁 과제라 최근의 내수 침체에 대한 해법은 아니다. 민생고에 지친 서민층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정책 추진 동력을 유지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5월 기준 98.8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로, 지난해 8월(99.8) 이후 10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00.5를 나타냈다.
이 밖에 막대한 재정 수요에 대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세수 결손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재정 확충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현 정치 지형도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다. 역동경제 로드맵 내용 중 상당수는 법 개정 혹은 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상속증여세법 등이 대표적이다. 4·10 총선 결과로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됐고 22대 국회 개원 후에도 여야 충돌로 파행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거대 야당이 법 개정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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