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재정부가 주류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인상하고, 청량음료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 재정부가 주류(맥주, 술)와 청량음료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인상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재정부는 2030년까지 20도 이상 술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100%까지 인상하고 20도 이하의 술에 대해서는 특별소비세를 초기에는 50%, 이후 70%까지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모든 종류의 맥주에 대해서도 초기 80%에서 이후 100%까지 인상하자고 했다.
이에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베트남 맥주주류음료협회(VBA)는 1일 재정부에 보낸 제안서에서 주류와 맥주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절대 수준(100%)으로 인상하면 업계가 ‘역사상 유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세금 인상을 연기하거나 줄일 것을 제안했다.
VBA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발효일을 재정부가 제안한 2026년 대신 2027년으로 연기할 것을 요청했고, 20도 이상의 술에 대한 특별소비세율도 정부 제안보다 낮게 2031년까지 80%로 인상할 것을 요청했다. 20도 미만 술의 경우 세율은 40~50%, 맥주는 70~80%까지로 제안했다.
현재 맥주의 특별소비세율은 65%, 술의 경우 알코올 도수 20도 이하 또는 그 이상에 따라 35~65%가 부과된다. 재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주류 판매 가격을 10% 올리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VBA는 개정안 초안 내용이 소비 감소나 기업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판매 가격 인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반대를 표했다. VBA는 영향 평가 보고서가 코로나19 이전 기간, 즉 음료 산업이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았던 2019년에 기준을 두고 있어,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VBA에 따르면 맥주 산업은 주류 산업 시장 점유율의 98.6%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연간 약 40억 리터의 맥주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사이공비어(Sabeco), 하이네켄 베트남, 하노이비어(Habeco), 칼스버그(Carlsberg)는 해당 업계의 약 95% 시장 점유율과 총 생산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매출 감소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하이네켄 베트남은 2023년에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사이공비어는 베트남 내 20개 성에 총 26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 생산량, 매출, 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공장 투입 가격이 20~40% 오르는 반면 판매가격은 오르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VBA는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이 높아질 경우, 밀수품이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매년 약 2억~3억 리터의 가짜 브랜드 맥주가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VBA는 세금 인상 외에도 당국이 합법적인 기업과 소비자 건강을 보호하고 예산 수익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밀수입품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는 술과 맥주 외에 청량음료에도 10%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VBA는 100㎖당 설탕 함량이 5g을 초과하는 청량음료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VBA는 청량음료 제품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과체중 및 비만율을 낮출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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