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되면서 금융권 안팎에 산적한 당면과제를 얼마나 빨리, 잘 풀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반환점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점진적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시장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김 차관을 내정했다고 4일 밝혔다. 1971년생인 김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제3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금융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로 개편된 이래 최연소 위원장이 된다.
김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경제 관련 대선공약을 국정과제로 구현한 만큼 현 정부의 금융정책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기재부에서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 거시정책 관련 핵심 보직을 역임해 관련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임명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에 이어 김 내정자가 이날 금융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완성됐다. 이로써 성 실장을 제외한 2기 경제팀은 기재부 소속으로 맞춰지게 됐다. 특히 최 부총리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던 당시 김 내정자가 자금시장과장을 맡았고,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경제금융비서관으로도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금융정책도 최 부총리 측근으로 조각이 맞춰지게 됐다.
김 내정자는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꼽은 만큼 관련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당국 차원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어 부실 사업장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일시적 자금애로가 있는 정상 사업자는 '숨통'을 틔워주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대비 2.33% 늘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1.5~2.0%)를 이미 넘어섰다. 하반기는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투자 심리 회복으로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가계부채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반기 각별히 유념하면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선진화 일환으로는 '밸류업 프로젝트'의 시장 안착이 있다. 기재부는 지난 3일 발표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밸류업 세제혜택 방안을 포함하는 등 정부의 밸류업 성공 의지를 드러냈지만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금융위원장에 임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사청문회에 충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장이 새롭게 내정되면서 차기 금융위 부위원장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안정적인 리더십 교체 차원에서 김소영 부위원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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